그대는 오지 않았다 사랑이 깊을수록 상처도 깊어 그리움 짙푸른 여름 한나절 눈부시게 표백되는 시간을 가로질러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음악으로 멀어지는 강물소리 / 이외수
그대는 오늘도 부재중인가 정오의 햇빛 속에서 공허한 전화벨 소리처럼 매미들이 울고 있다 나는 세상을 등지고 원고지 속으로 망명한다 텅 빈 백색의 거리 모든 문들이 닫혀 있다 인생이 깊어지면 어쩔 수 없이 그리움도 깊어진다 나는 인간이라는 단어를 방마다 입주시키고 빈혈을 앓으며 쓰러진다 끊임없이 목이 마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