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장편 소설★ 서리꽃 사랑,제5회.

★창작 장편 소설★ 서리꽃 사랑,제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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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선

요즘 들어 혜련은 글 쓰는 일보다 인터넷 채팅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했는데 날이 갈수록 마약처럼 점점 중독이 돼 갔다. 미지의 세계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이제 일상이 되어 버렸다.
때로는 짓궂은 말을 걸어 오는 남자도 있었고 때로는 진실해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처음에는 남자들이 야한 말을 하면서 접근해 오면 얼른 도망치곤 했는데 이제는 면역이 된 모양이었다.
혜련은 며칠 전에 한 인터넷 동호회에 가입을 했다. 가입하고 난 다음날 카페의 운영자자가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메일을 보내왔다. 혜련은 아무런 생각없이 전화 번호를 가르쳐 줬는데 그 남자로부터 자꾸만 전화가 걸려 왔다.
_여보세요. 안녕하세요.
_.......네....에....
_그저 우리 회원이시니까 목소리 한 번 들어보고 싶어서 전화 드렸어요.
_네.....근데......저어.....저기요. 전화는 하지 말아 주셨으면 해요.
혜련은 박무호를 떠올렸다.
결혼식을 올리고 제주도에서 신혼여행 첫날 밤을 보내면서 그는 그렇게 말했다.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 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채팅으로 만나 사고치는 속 비고 머리 빈 사람들이라고....
십 년을 함께 살아 온 사람도 그 속을 알기가 힘든 일인데 어찌하여 얼굴도 보이지 않는 사이버 공간에서 하는 말들은 그리 잘 믿고 또 그렇게 행하는지 모를 일이라며 격분했었다. 거기에 덧붙여 요즘 인터넷으로 인해 일어나는 각종 부작용과 며칠이 멀다하고 인터넷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사고들을 들먹여가며 격앙된 목소리로 혜련만은 그런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었다.
-전화 드리는 것이 불편하세요?
동호회 회장이 혜련의 말에 그렇게 물어 왔다.
_그런 것은 아니지만 전 가정이 있는 사람이에요.
-뭐 가정이 있으시면 어떻습니까. 가정은 지키면서 서로 즐기면 되는 거 아닌가요?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전 저의 남편을 사랑하고, 또 남편을 배신할 수 없어요. 이런 것도 작은 배신이라 생각합니다.
-하하하, 아니, 혹시 조선시대의 사람 아닙니까?
-네, 전 사고방식이 그래요. 그러니 앞으론 전화 안해 주심 고맙겠어요.
혜련이 전화를 끊고 몇 분도 되지 않아 또 벨이 울렸다.
혜련은 순간 전화기를 들여다 보았다.
걱정과는 달리 이번에는 딸 미혜의 전화였다.
-엄마, 잘 있었어?
-그래, 넌 학교 생활 어떠니? 엄마가 며칠 있다가 한 번 올라 가려고 하는데......
-엄마, 안그래도 엄마랑 의논할 일이 있어요.
딸 미혜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미혜는 어려서부터 혜련에게 어려운 부탁을 할 때면 늘 그랬었다.
-무슨 일 있니?
혜련은 딸아이의 목소리로 그 것을 알아 차리고 그렇게 물었다.
-응, 엄마.
-무슨 일인지 말해봐.
-이번에 예술제를 하는데 솔로 작품을 받아야 하는데 돈이........
-그래, 얼마나 드는데? 걱정하지 말고 말해봐.
혜련은 딸 미혜를 안심시키며 물었다.
-응, 비싸. 원래 예술학교가 돈 많이 들잖어....
-그래, 걱정하지 말고 말해봐.
혜련이 거듭 안심시키며 그렇게 말했다.
-응, 엄마. 작품비가 천삼백 만원에다 의상비가 세 벌에 육백만원이야. 그리고 다음 달부터 개인레슨 받는게 한달에 천만 원이래.
-혜련은 비싼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인 줄은 몰랐다.
-.....으.....응, 그래, 알았어. 걱정하지 말고 있어. 다음주에 엄마 갈 때 가지고 갈게.
-참, 그리고 선생님이 엄마는 왜 한 번도 학교에 안 오시냐고 하셔. 다른 애들 엄마는 날마다 와서 난리인데......
그렇다.
물론 혜련도 잘 알고 있다. 모든 학교가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거의 비슷한 실정이었다. 엄마들의 치맛바람, 종식될 줄 모르는 촌지......
혜련도 모르는 것은 아니었으나 자신의 처지가 이렇게 되다 보니, 가정이 한 번에 무너지다 보니 혜련에게 신경 쓸 형편이 아니었다.
사실 예술학교는 특히 그러한 것들이 더욱 심했다. 학점이 거의가 교사들의 주관으로 결정이 되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그러한 문제들이 종식되어야 했지만 현실이 그러하기에 자녀들을 생각해서 그 현실을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었다.
혜련은 이번 기회에 무리를 해서라도 교사들에게도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혜련이 늦은 점심을 먹고 막 설거지를 끝내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을 때 또 한 번 핸드폰 벨이 울렸다.
혜련은 반사적으로 발신자를 확인했다.
이번에는 아들 현국이었다.
-그래, 아들 엄마야. 잘 있었어?
-엄마, 아빠가 바꿔달래요.
현국이 그렇게 말하더니 아빠 강치수를 바꿨다.
-나야.
-아니, 전화를 왜 해요. 그만큼 해 줬으면 됐지 왜 전화를 해요?
-그 돈 다 날아 갔다.
-뭐야!
-빚쟁이들이 고소를 한다고 해서 조금씩 나눠 주고 몇천 남은 거 주식에 한 번 투자 했다가 다 날아 갔어.
-미친 인간! 주식은 왜 해! 몇 천만 원이라도 남았을 때 무슨 장사라도 해서 애하고 먹고 살 생각을 해야지.
-몰라, 당장 쌀 살 돈도 없으니 니 아들 굶기지 않으려면 돈 가지고 와. 돈 많은 놈한테 시집가서 너만 잘먹고 잘 살면 되는 거냐?
-시끄러!!!
탁!
혜련은 핸드폰을 세게 닫으며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어 버렸다.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까지 뻔뻔할 수 있는 것일까.
혜련은 가슴이 답답해 왔다.
어른이야 굶든 말든 상관할 바 아니었으나 어린 아들이 눈에 밟혀 숨이 막혀 왔다.
물론 혜련의 통장에 몇 천만 원 정도는 들어 있었다. 박무호가 돈 필요할 일이 많을 거라며 그때그때 달라고 말하기 불편할 테니 필요할 때 쓰라고 하면서 혜련 앞으로 통장을 만들어 준 것이었다.
혜련은 그 돈은 딸 미혜에게 주려고 했었다. 대학을 가려면 또 몇 천만원은 있어야 할 일이기 때문이었다.
혜련은 딸애는 나중에 어떻게 하기로 하고 우선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계좌번호를 대라고 했다.
혜련은 하는 수 없이 강치수의 통장으로 자신의 통장에서 반을 덜어 이체했다.
오늘 따라 박무호가 일찍 귀가를 했다.
박무호 앞에서 혜련은 애써 태연한 척 했으나 박무호는 이미 혜련의 심경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음을 감지하고 있었다.
"당신 오늘 무슨 일 있었소?"
"아니에요. 그냥 기분이 좀 ........"
"그냥 좀 그런 게 아닌 것 같아서 그래요. 부부지간에 말 못할 일이 뭐가 있소. 언제든 답답한 일이 있으면 털어놓고 의논 해요."
"알았어요. 그렇게 할게요."
"작은 일이라도 함께 의논을 하면 고민이 풀리지만 쌓아 두면 문제가 생겨요."
"알아요. 그렇게 할게요. 근데 당신 왜 요즘엔 나한테 사랑한다고 안해줘요?"
"하하하, 그랬소? 사랑하오..."
"얼만큼?"
혜련이 얼만큼이냐고 다시 확인을한다.
"사랑에는 얼만큼이란 것이 없소. 사랑은 이 세상에 모든 단위를 초월하는 것이오."
그렇다.
사람들은 흔히 그렇게 묻지만 사실 사랑을 측정할 수 있는 단위는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 연인들이 함께 있으면 흔히 -자기 나 얼만큼 사랑해?- 하고 묻고 또 묻고 확인하고 또 확인하지만 그 대답은 한결같다. 그 것은 어떤 표현으로도 그 수치를 나타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묻는 애인에게 -하늘과 땅 만큼- 이렇게 대답한다. 하늘과 땅, 그렇다. 하늘과 땅보다 더 많은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 대답만으로는 마음이 흡족하질 않다. 사랑을 하면 할수록 더욱 더 그 사랑에 갈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사랑이란 어떤 표현, 어떤 분량의 지칭에도 만족하지 않으면서 사랑하는 사람은 꾸준히 질문하고 끊임 없이 대답하는 것이다.
진실에 대한 의심, 이 또한 사랑이 가진 어리석은 갈등이다.
확인하고 싶은 것, 정말 나를 사랑하고 있는가라는 '정말'의 진실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면서 그 가슴을 열어 보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슴을 연다고 해서 그것이 보일 것인가. 사랑은 보이지 않으므로 영원하고, 보이지 않으므로 지대(至大)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또 묻고 싶은 것, 그 것이 사랑이 아닐까.





★외출




아침 식사를 하며 혜련이 무호에게 말했다.
"오늘 제가 차 좀 써도 돼요? 아니, 오늘 만이 아니고 한 삼 일....."
"그래요, 미혜한테 갔다 올 생각인가?"
"네, 선생님들도 만나구요."
"잘 생각 했소."
"근데 당신 식사는 어쩌죠?"
"여기 걱정은 하지 말고 편히 다녀 와요."
혜련이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전화 벨이 울렸다.
얼마 전에 가입한 인터넷 동호회에서 총무라는 여자가 이번 주 일요일에 정기 모임이 있으니 참석해 달라는 전화였다. 그 여자는 장소와 시간을 몇 번씩이나 가르쳐 주고는 전화를 끊었다.
혜련은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리고 그 곳에 가입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딸 미혜가 자취하고 있는 원룸에 도착한 혜련은 방청소부터 하기 시작했다. 아직 딸애는 학교에서 끝나지 않은 모양이었다.
혜련은 딸 애가 돌아오기 전에 밀린 빨래를 다하고 이 것 저 것 반찬을 만들었다.

딸애와 이틀 밤을 함께 지내고 학교에 들러 담임을 만나 두툼한 봉투를 전했을 때 담임은 입이 귀에 걸렸다. 혜련은 그 꼴을 보면서 참으로 회의를 느끼며 씁쓸한 입맛을 다시며 학교를 나섰다.
혜련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전화 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인터넷 동호회 총무라는 여자였다.
-지금 어디쯤 오셨나 해서요. 거의 다 모이셨거든요.
-네, 전 좀 바빠서 못 갈 것 같은데요.
-그러지 마시고 좀 늦더라도 오세요. 기다릴게요.
전화를 끊고 혜련은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했다.
사람들과 어울린 지도 정말 오래 된 것 같았다.
먼젓번 가정이 무너지면서 대인 기피 증까지 생겨 사람 만나는 것을 피해 왔었다.
혜련은 갑자기 그 모임에 한 번쯤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혜련은 가까운 인터체인지에서 고속도로를 내렸다.
고속도로를 내린 혜련은 핸드폰에 찍힌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어 총무라는 여자에게 위치를 자세히 물었다.
혜련이 동호회원들이 모여 있다는 식당에 도착해 보니 모여 있는 회원은 고작 대여섯 명에 불과했다.
그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혜련과도 인사를 나눴다.
맞은 편에는 혜련에게 날마다 전화를 걸었던 회장이란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 남자의 눈에선 야수와도 같은 빛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혜련은 여기에 오겠다고 마음을 바꾼 자신을 후회하고 있었다.
"자, 우리 건배 한 번 하죠."
회장이란 남자가 말하자 모두 잔을 들었으나 혜련은 잔을 들지 않았다.
"왜 안드세요?"
회장이 말했다.
"네, 전 술을 못합니다. 그리고 차를 가지고 와서요."
"여기 차 안 가지고 온 사람 아무도 없어요. 낮에는 괜찮아요."
"전 원래 술을 못해요."
"그럼 잔만 들었다 놓으세요."
혜련은 하는 수 없이 잔을 들어 부딫치고 입만 살짝 댔다가 떼었다.
그들은 식사를 마치고 2차라며 노래방엘 가자고 했다.
일행들은 당연한 거라 생각하고 노래방으로 몰려 들어갔다.
혜련이 집으로 돌아가려고 망설이고 있자 총무라는 여자가 다가와 혜련의 팔짱을 끼며 친한 듯이 다정하게 말했다.
"조금만 놀다 가세요. 괜찮아요. 모두 좋은 분들이에요."
여자는 혜련보다도 나이가 대여섯 살은 위인 듯했으나 차림이 철부지 아이들 만도 못했다.
"..........."
혜련은 마지못해 총무라는 여자에게 이끌려 노래방으로 들어갔다.
노래방 안에 들어서니 대낮인데도 빈 방이 거의 없을 정도로 북적였다.
혜련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라 생각했다.
저 많은 사람들이 요즘 같은 불경기에 뭘 먹고 살기에 이렇게 놀고 있을까.
종업원의 안내에 따라 들어간 방은 꽤 넓었고, 마치 유흥업소를 연상할 만큼 어둡고 휘황한 조명이 돌아가고 있었다.
"자 노래 한 곡씩 하세요. 노래 안하는 사람은 벌금 있습니다.하하하."
회장이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이 먼저 노래를 불러댔다.
사람들이 맥주를 시켜서는 마셔가며 분위기가 고조될 무렵 회장이란 남자가 혜련에게 수작을 걸어 왔다.
"님은 다른 사람들과는 달라 보여요. 점잖아 보이시고, 또 지적이세요. 이런데 나오는 여자들은 거의 그렇고 그렇거든요. 근데 님은 달라 보여요."
".........."
그러면서 그 사내는 동호회에 대해 의논하고 설명할 일이 있다며 혜련에게 잠깐 나가자고 했다.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여기서 그냥 하세요."
혜련이 그렇게 말하자 사내는 혜련의 귀에 대고 다시 말했다.
"여기는 시끄러워서 말이 잘 안 들리잖아요."
사내의 입에선 불쾌할 정도로 뜨거운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
혜련이 아무런 대꾸도 않고 앉아 있자 사내는 혜련의 손목을 잡고 일어섰다.
방 문을 열고 나온 사내는 직원을 불러 만원권 지페 몇 장을 주며 귀에대고 뭐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혜련을 데리고 일행들이 노래하고 있는 방 옆에 더욱 어두운 방으로 혜련을 끌고 들어갔다.
사내는 혜련을 끌고 들어가 방문을 닫더니 다짜고짜 그녀를 긴 의자위에 던지듯 쓰러뜨렸다.
혜련의 가녀린 몸은 반항 한 번 하지도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쓰러져 버렸다.
의자 위에 함부로 쓰러져 누운 혜련의 몸 위로 사내가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올라왔다. 사내는 혜련의 스커트를 위로 걷어 올리고는 팬티 속에 무식한 사람의 행위처럼 손을 집어넣었다.
혜련은 필사적으로 몸을 비틀며 반항해 봤지만 역부족이었다.
사내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덮었다. 그녀는 자포자기하고 말았다.
사내는 자신의 아랫도리를 벗고은 다음 혜련의 팬티를 벗겨 내려갔다. 팬티가 그녀의 무릎쯤 내려갔을 때 사내는 손이 모자라자 능숙한 솜씨로 발가락에 팬티를 걸어 밑으로 밀어 내렸다.
사내는 급하게 숨을 몰아 쉬면서 자신의 보잘 것 없는 물건을 혜련의 질 속으로 밀어 넣었다.
혜련은 입술을 깨물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죽이고 싶도록 후회하고 있었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렇지만 예방이 상책일 뿐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 것이라 했다.
사내는 몇 번 급하게 흔들더니 참지 못하고 몸을 부르르 떨면서 사정하고 혜련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지금부터 말 안들으면 사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릴 거야."
사내는 핸드폰을 꺼내들더니 벗은 채로 울먹이며 누어 있는 혜련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사진을 찍었다.
혜련은 더 이상은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모든 것을 체념하고 눈을 감아 버렸다.
그들이 밖으로 나왔을 때는 노래를 부르며 놀던 회원들은 이미 오간데 없었다.
회장이란 사내는 혜련을 끌고 노래방을 나와 근처에 있는 모텔로 들어갔다. 혜련은 더 이상 반항하지 않았다. 아니, 혜련이 반항할 시간도 없이 사내는 카메라폰을 꺼내 방금 찍은 혜련의 알몸을 혜련에게 내밀면서 모텔로 끌고 들어갔다.
객실에 들어온 사내는 혜련의 옷을 또 그렇게 무식하게 벗기고 올라와 대들었다. 혜련을 사내가 가련하기도 하고 가소롭기도 했다. 사내란 것이 이 모양이니 그와 사는 여자는 어떠한지가 짐작이 됐다.
물건도 생기다 만 것처럼 형편 없는 것이 조루증까지 있으니 어느 여자가 좋아 하겠는가. 그러니 이 사내의 아내도 이 사내 알기를 발가락에 낀 때만큼이나 생각해 줬을까......참으로 불쌍한 인생이었다. 인터넷에 동호회 만들어 이런식으로 여자들 꾀어내서 이렇게 짓밟고 나서 사진이나 찍어 협박해서 돈이나 뜯어 먹고 사는 벌레, 쓰레기 만도 못한 인간이었다.
혜련은 남편의 고급 승용차를 가지고 온 것을 다시 한 번 후회하고 있었다.
이런 인간들이라면 차도 없이 왔닥 하면 여자에게 이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사내는 이번에도 역시 일 분도 못돼서 몸을 떨며 사정하고는 그녀의 구석 구석을 카메라폰으로 찍었다.
"내 전화 안 받으면 당신 남편한테 이 사진 들고 갈 거야. 인터넷에 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원하는 게 뭐지?"
"그런 건 당신이 알아서 해."
퉤!
"벌레 같은 새끼들!!!"
혜련이 사내의 얼굴에 침을 뱉으며 소리치고 모텔을 빠져나왔다.
혜련은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급히 그 곳을 빠져 나와 고속도로를 향해 엑셀레이터를 밟았다. 너무나 치욕스럽고 자존심이 상했다. 이제 남편의 얼굴을 어찌 마주 볼 수가 있단 말인가. 혜련은 자꾸만 눈물이 흘렀다. 왜이리 내 인생 길이 순탄하지 않단 말인가.
집에 돌아와 보니 남편과 성희가 막 집을 나설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박무호의 딸 성희가 어제 내려왔다가 올라가려고 준비하고 있는 것이었다.
"당신이 좀 배웅하고 와요."
박무호가 혜련에게 말했다.
혜련과 성희는 다정한 모녀처럼 둘이서 집을 나섰다.
딸과 혜련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지켜보다가 방으로 들어온 박무호는 뜻밖에 정 대일 기사의 전화를 받았다.
-사장니, 편히 쉬셨습니까.
-응, 그래. 자네가 일요일에 웬일로 전화를 다 했나?
-네, 사장님 다름이 아니고 지금 댁에 사모님 계신가 해서요.
-응, 지금 막 내려왔네. 며칠 전에 딸애 만나러 갔다가 지금 막 들어왔는데.....왜 그걸 묻나?
-네. 사장니. 저.......어.....죄송한 말씀이지만 제가 판단하기에 그대로 넘어가는 것 또한 사장님께 대한 도리가 아니라 생각이 돼서 .......
-이 사람.....무슨 말인가?
-네, 오늘 제가 휴일이고 해서 친구들과 한양유원지엘 갔었거든요.........근.......데....
-답답하네, 뭔지 말해보게.
-네, 그 곳에서 사모님을 뵜습니다.
-그래, 딸아이 데리고 바람쐬러 갔었나보군....
-사장님.........딸아이는 없었습니다.
-이 사람, 혼자 갈 수도 있고 친구들과 갈 수도 있지 그게 무슨 대수라고.....
-사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눈으로 목격한 것을 묻어 두는 것은 사장님에 대한 배신이라 생각하기에.....
-허, 이 사람. 빨리 말하게. 무슨 일이야?
-네, 사장님. 그 유원지 모텔로 어떤 남자랑 손을 꼭 붙잡고 들어가시는 것을 제 두 눈으로 똑바로 봤습니다. 그래서 전 제 눈이 의심스러워 모텔 입구에 추차를 하고 기다렸어요. 근데 한참 후에 역시 사모님이 모텔에서 나오시더니 사장님 차를 몰고 급히 나가시더라구요...
-흠.......그래, 내일 회사에서 얘기하지......
-네, 사장님.
전화를 끊고 박무일은 마치 쇠망치로 뒷통수를 얻어 맞은 듯이 머리가 아파왔다.
그러나 믿었다. 아니 믿고 싶었다. 아마도 정 기사가 잘 못 본 것이리라. 그렇다. 정 기사가 잘 못 본 것이 틀림 없을 것이었다.
박무호는 끝도 없는 수렁으로 끝없이 끝없이 빠져 들어가고 있었다.
설령 그 말이 사실이라 해도 그녀의 입을 통해 들을 것이다. 어떤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본인에게 들어 보지도 않고 그녀를 믿지 않는 것은 사랑에 대한 배신이라 생각했다. 믿고 싶었다. 정녕........
다음 회에 계속 됩니다.

이 게시물에 달린 코멘트 9
송진산 2009.06.14 20:07  
잘 보고갑니다. 다음부가 또 기다려 집니다.
신사 2009.06.15 00:07  
뭔글을 조건부로 씁니까 `본인이 좋아서 올리는거 아닌가요~조회수만 잇음 아 `내글 보는구나 하며 쓰시면 되는거 아닌가요~글보는것도 조건부로 보다니 참으로 이해하기 힘듭니다
신사 2009.06.15 00:14  
뭐가 그리 ㅂㅂㅂㅂ불평불만이~`ㅊ참 잘보구 끝에 꼭 짜증나게 하시네요 ~`
히어로 2009.06.15 01:37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니 그러겠지요. 님 역시 마찬가지군요., ㅎㅎㅎ
히어로 2009.06.15 01:44  
내가 처음에 이 글을 자유게시판에 올렸을 때 당신은 내 글을 보지 않겠다고 악플을 달아가며 자작글로 옮기라하여 이리로 이사했는데 왜 여기까지 와서 보시나? ㅎㅎㅎ 천박한 옹졸함을 버리시오.
신사 2009.06.15 15:23  
내가언제 안본단 소리는 안햇는데~~말좀가려서해라`
히어로 2009.06.15 20:10  
글 씹으면서 보고 싶은 사람만 보게 옮기라고 하신 분이죠. ㅎㅎㅎ 나이에 맞게 성숙한 삶을 사세요.
행복한삶 2009.06.15 10:50  
잘 보구 갑니당  다음 기회가 기다려집니다 하이로님~~~~~~~~~~~~
꽃돌 2009.06.17 18:11  
정말이지  비극이네요 혹시 하이로님이 경험담이 아니신지요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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