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일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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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우연히 영화 무산일기를 보았다.
첨에는 단편영화라 별로 관심이 없었으나 아시는 한국분이 친구랑 같이 한번 꼭 보라고 해서 짬을 내서 봤다.
영화를 보면 볼수록 왜 그렇게 짜증이 나던지,
탈북자들의 현실을 그대로 담은 영화이긴 했으나 우리들의 관점에서 봤을때 너무 비참하고 기가 막힐 정도였다.
영화의 간단한 줄거리로 말한다면 한국에 온지 1년이 된 전승철이라는 한 탈북자가 125로 시작되는 주민등록번호 때문에 일자리도 제대로 구하지 못하고 전단지를 붙이는 일을 하게 되는데 아무리 열심히 해보려고 악을 써봐도 따르는건 차별과 멸시와 구타뿐인 한국사회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승철은 교회에 다니면서 한국여성분을 좋아하게 되는데 직접적인 사랑은 할수 없고 매일 매일 지켜만 봐야 하였으며 자기의 마음속 상처를 누구에게도 토로하지 못하고 맘속 깊이 꽁꽁 감춰두고 있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의지가 되었던 강아지(풍산개도 진도개도 아닌 잡종)의 죽음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주변에 친구도 하나없이 외톨이생활을 하면서 북한의 고향인 “무산”과 한국에서의“無産”이 다를바가 하나도 없다는,,,
어찌보면 탈북자의 삶자체가 “무산일기”, 즉 ‘살아남기’였다.
한 탈북 청년의 자본주의 적응기를 아프고 시리게, 나지막하게 그려낸 영화 “무산일기”!!!
순수한 영혼의 안쓰러운 추락을 사실감 넘치게 그려낸 장면들은 불편한 가슴을 들쑤시고 ‘우리 사는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를 아프게 드러낸다.
첨에는 왜 우리 탈북자들을 저렇게 비참하게만 그렸지? 라고 생각하면서 너무나도 이해가 안가고 많이 속상했다.
이런 영화들을 남한 사람들이 보면 우리 탈북자들을 어떻게 평가하랴 라고.,,
하지만 보면 볼 수록 이 시대의 차별받는 수많은 사람들의 남한적응기라고 생각하니 나름 이해가 갔다.
차별, 물론 있으면 안되지만 현실은 그렇지 만은 않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알게 모르게 수많은 차별속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 아니라고 부정해보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차별, 잘사는 나라국민과 못사는 나라국민들간의 차별, 등등 천차만별이다.
똑 같은 인간으로 태여나기는 했으나 태여난곳이 어디인가에 따라 가진것이 얼마나 되는가에 따라 사람들이 보는 눈은 때로는 처량하게 때로는 차갑게 스치기도 한다.
사람의 능력은 천차만별이다. 이겨낼수 있는 극복이 있고 이겨낼수 없는 극복이 있으며 성격과 지식의 정도에 따라, 할 수 있는것과 할 수 없는것이 있는 법이다.
이 모든 것들을 그들이 게울러서 그들이 나보다 똑똑치 못해서 라고 단정지어 버리면 그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영화를 보면서 내가 언뜻 생각했던 것들이다. 나도 많이 거만해진것 같아 정말 부끄러워졌다.
이 사회에서 그들이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가? 라는 문제를 던져주는 이 영화는 참 내자신(자기중심적이였던)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이 세상의 아픈 사람들을 다시한번 돌아볼 수 있게 해준 또 다른 의미였던 것 같다.
내가 사는 삶도 중요하지만 인간으로써의 진정한 삶은 나보다 아픈 사람들을 돌아볼줄 아는 삶이 아닐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행복하면 할수록 나보다 불행한 사람들이 있다는것을 명심하고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련다.
이상 고향은 북쪽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