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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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12월까지 온수난방이 들어오지 않아 저와 딸은 감기를 달고 살면서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몰랐어요.
 
결국 애가 관리소에 찾아가 아저씨 한분을 모셔와 복도 집문옆에 있는 발브를 열어주어서야 고생을 면하게 되였지요. 요즘 겨울이 가까워 오면서 새벽이면 제법 쌀쌀하더라구요 날씨가 추워지면서 자다가도 불쑥 일어나 잠들수가 없어요.
 
애는 비록 학원에 다니지는 못하지만 공부를 잘해 최우상에 장려상까지 타면서 학교에 다니니 걱정이 없고, 저도 컴퓨터 학원을 나와 제나름 열심히 노력한덕인지 인복이 있어 지금은 주말이면 이틀씩 쉬는 전문직에서 총무로 일하고 있어요.
 
교회의 자매님들과 한국에 먼저 와계시던 언니가 많은도움을 주어서 살아가는데서도 아무 걱정 없이 잘살고 있고요. 하나밖에 없는 남동생도 작년에 함께 한국에 와서 외로움도 모르고 행복하게 사는데 지금 저는이 행복이 너무 죄송스러워요.
 
홀로 우리 형제들을 키우시면서 늘 고생만 하셨던 아버지를 생각하면 제가이렇게 행복하게 살아도 되는건지아버지에게 너무 불효인것같아서 죄송스러운 마음 떨쳐버릴수가 없네요.
 
일이월이면 삼사십도를 오르내리는 북방의 추위속에서 다 무너져가는 오막살이 집에서 홀로 떨고계실 아버지 생각하니 겨울이 온다는게 무섭고 이 겨울을 과연 아버지가 견디여내실지 걱정스러워 잠이 오지 않아요.
 
엄마를 여이고 뜻밖의 고생살이속에서도 눈이 오면 두손을 펼치고 저절로 웃었고, 시부모님 모시고 가족의 생사를 연약한 두 어깨에 짊어지는 힘든생활속에서도 눈이오면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처럼 기분좋았던 그눈이 오는 겨울이 이렇게 무섭게 느껴질줄은 정말 몰랐었는데,,, 태여나 처음으로 겨울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군요.
 
매서운 겨울과 함께 마음도 다 꽁꽁 얼어붙은 저 북한에 언제면 따스한 봄,희망의 봄이 올까요? 과연 언제면 내가 누리는 이 행복이 죄스럽지 않고 아버지 앞에 자랑스러운 것으로 될까요?,,,이행복을 아버지와 함께 할 날이 꼭있으리라 믿으면서 씩씩하게 살거예요.
 
아버지, 조그만 기다려주세요. 코구멍이 새까맣게 될때까지 때고싶어도 땔나무가 없어 못때는  그곳이 아니라 비록 처음에는 온수난방 발브를 열어야 되는지 조차 모르더라도 아무 근심걱정없이 뜨끈하게 눈오는 창밖을 내다보시며 겨울을 즐기시게 저의 자식들이 최선을 다해 꼭 아버지가 생존해 계실때 뵈올게예요  그때까지  아버지, 아무 탈없이 살아계셨으면 좋겠어요.

이 게시물에 달린 코멘트 21
본문_작성자  2009.09.21 11:00  
님의 아버지 께서는 자식들만 행복하다면 정작 본인이야 그 어떤 고통을 겪더라도 행복해 하실겁니다.
암양  2009.09.21 16:56  
정말 그럴가요? ...아버지는 마음을 놓으시겠지만,,,저는 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감사합니다
온천  2009.09.21 15:49  
우리 부모님들을 잊지말구 삽시다,,,
글 감동입니다,,
암양  2009.09.24 08:09  
감사합니다!!! 온천님의 글들을 너무 감동깊게, 의미깊게 보았습니다, 앞으로 큰일을 하실것같은데 꼭 성공의 본보기가 되실길 바랄게요, 우리 새터민들의 정신수양에서 큰 선생이 되십시요
본문_작성자  2009.09.21 18:07  
암양님의 아버님도 님이 크게 걱정하는것을 원치 않으실 거예요. 효성스런 맘이야 늘 간직해야겠지만 현실적으로 실익이 없는 문제로 너무 큰 걱정은 자칫 님의 행복의 크기를 상쇄시킬 수 있으니.....당신의 행복만큼은 한껏 누리소서. 그게 더 현명할 것 같네요. 에구 사람이 살면서 이렇듯 애절함이란....
암양  2009.09.24 08:06  
감사합니다!!,,,
본문_작성자  2009.09.22 21:31  
이것 저것 다 생각하문 맘 아파서 못살아요.  이 악물구 버티는게지머요.  그래두 님들은  이담에 고향가문  아빠를 만날수 있다는 희망이라두 있구만유.  전 그런 희망두 없드래유. 흑 흑 흑...
암양  2009.09.24 08:04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엄마를 잃고서야 그 설음과 그리움을 알았어요 하여 님의 희망조차 할수 없는 그리움 알수 있어요. 항상 가슴속에서 사랑하는, 귀중한 부모님들을 잊지 말고 그 분들의 바람대로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본문_작성자  2009.09.23 07:25  
빨리 통일되야 되겠습니다
건강하십시요
하늘시민  2009.09.25 08:40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염려  다 주께 맡기시면, 어느 날 아버지를  뵈올 날이 갑짜기 올 것 입니다.
암양  2009.09.26 18:36  
감사합니다.저도 하나님을 믿으려고 애쓰지만 아직도 주께 자신을 다 맡기지 못하고 있어요.님의 가르침대로 주께 다 맡길게요
본문_작성자  2009.10.09 11:29  
암양님의  마음이자  저의  마음이랍니다.  비록  아버님을  그리고 생각하는  암양님의  마음에는  비기지  못하지만      저도  많이 걱정되고  그립답니다. 
왜 냐구요 
저도  (쥐) 며느리님이니까요
암양  2009.10.10 23:20  
쥐며늘님,우리집에 들어와서 시아버님 모시느라 정말 고생많으셨어요. 딸들은 예쁜도적들이라 제 사느라 땀흘리며 다니였지만 참말로 며늘님이 남편대학 보낼라, 홀시아버지 모실라 너무 수고 하셨어요 이 벼룩이 닷되가 잊지 않을게요.
똥돌이  2009.10.13 14:39  
그러고 보면 악돌님 참 닉네임처럼 악돌이지요? 두 아이 햑교 보낼랴 남편 대학공부 뒤바라지 할랴 또 회사 출근할랴 넘 힘들어두 힘든 기색이 하나도 안보여요...
펭긴새  2009.10.13 00:15  
잘 읽고갑니다
본문_작성자  2009.10.14 16:07  
아빠를 생각하는님의 그마음  아빠도 생각하고  있을거예요..
암양  2009.10.23 18:08  
감사합니다
본문_작성자  2010.01.28 19:53  
건강히 잘 계실겁니다..
통일이 될때까지 건강하세요..
메리  2010.02.05 18:52  
겨울은 너무추워요 근데 우리 북한보다는 더워요 많이덮죠 ㅋㅋㅋ
솔빛  2010.02.27 14:31  
아빠를 생각하니 마음이 넘 아프네요
본문_작성자  2010.03.12 22:07  
글을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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