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탈북여대생들의 봉사일기

두 탈북여대생들의 봉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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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 토요일 친구 숙이랑 함께 연탄자원봉사를 다녀왔습니다.
우리는 8조에 포함되었는데...
원래는 13명이였지만 비도 내리고 날씨가 심술궂었던 관계로 맘이 변한 4명이 안나와서
9명이더군요.
 
다른 조는 스무명 되면서 두 집도 하고 하는데 우리 조는 9명이서 두집을 해야 하니 이런 형평성이 어긋날데가 ㅠㅠ
아무튼 이미 되돌릴수는 없는 노릇...
그랬는데...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우리 조의 한 학우가 5조에 속한 자기 단짝친구를 데리고 와서 10명으로 늘어났습죠...
이렇게 반가울데가 ㅎㅎ이름은 모르지만 니가 참 이뻐보이더라 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약수역 6번출구에서 한참을 걸어들어가보니 오늘 배달할 할머니네 집 근처였어요.
한집당 300장 그러나 할머니네 집은 오불꼬불한 골목길을 들어가 역시 좁은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일명 옥탑방이엿죠...
마음의 준비를 하고 드디어 열명의 일면식도 없었던 학우들과 연탄 릴레이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날따라 바람은 왜 그렇게 미친년 널뛰듯이 불어제끼는지...
할머니네 집 아래는 식당집인데...그날따라 김장을 준비하시더군요...
배추를  씻는데 우리가 나르는 연탄의 검은 가루가 날린다면서 가지미눈으로 흘겨보시기를 수도 없이...
그때마다 전 연방 죄송합니다 금방 끝나요 하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렸고...
마음속으로 좋은 일 하면서 이리 죄스러워야 하는 내가 참 서글프기도 하고...
학생들이 좋은 일 한다고 호응은 못해줄망정 하필 오늘 연탄 나르고 난리야 하는 식당주인집 아주머니의
매몰찬 모습을 바라보면서 우리 사회의 이기심이 극도로 치닫고 있다는 생각에 씁쓸하기도 하였고...
소중한 보물처럼 연탄을 안고서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에 정신없었습니다.
 
연탄을 무져놓은 곳이 길옆인지라 낑낑 연탄을 받아들고 돌아서다가 지나다니는 차에 놀라기도 수십차례
(문득 드는 생각/ 좋은 일 하다가 골로 가면 안되는데...이런 쓰잘데기 없는 생각이 스멀스멀...하여튼 난 상상력은 풍부해! 쩝~~!)
연탄 두장씩 날랐으니까 전부 300장을 나르기까지 150번을 왔다갔다...
아무튼 그렇게 연탄가루 코구멍이 새카맣게 들이마시면서  한시간가까이 나르다보니 배달도 끝났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한 집 끝냈다는 뿌듯한 성취감에 도취되어  검댕이가 묻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깔깔 웃기도 했습니다.
 
학생들 수고가 많았다하시며 할머니는 따뜻한 커피도 타주셨고 맛난 귤도 내놓으셨어요...
학생들 내년에도 또 와야 해!! 할머님은 내 년이 또 걱정스러우신가 봅니다.
잠시 숨을 돌리고 우리는 건강하세요! 라고 큰 소리로 인사드린후 다음 집으로 고고~~
 
다음 집은 약수동 언덕위로 근 삼십분 가까이 올라가야 하더라고요...
올리막인지라 가는 내내 숨이 차서 헐떡헐떡...
부지런히 다다라서 할머니네 집을 보는 순간 숨이 멎을뻔 했어요...
 
사실 사진을 폰으로 찍어오긴 했는데...어찌 올리는줄을 몰라서 그냥 이렇게 말로만 설명드릴까 합니다.
정말 지지리 궁상맞은 북한에도 저런 집은 잘 없을겁니다.
현란한 네온싸인으로 화려한 서울의 하늘아래 그림으로나마 보았던 이런 집이 존재한다니...
같이 갔던 학생들도 다들 묵묵...느끼는 바가 많은가 봅니다.
 
지붕은 기와는 커녕 삭아떨어진 널빤지로 가로세로 겨우 비닐박막을 짓눌러 놓았고
방문조차도 다 너덜너덜 떨어진채로 겨우 겨우 붙어있었습니다.
햇빛 한점 들어오지 않는 시커먼 두더지굴같은 집안에서 할머니는
연탄을 거기 창고에 넣으라면서 연신 손사래를 치시면서 소리를 치고 계셨습니다.
 
깊은 사연을 다는 모르지만...참으로 안타까운 모습이였지요...
(자녀분들이 없으실꺼라고, 그래서 이리도 힘드실꺼라고 우리끼리 그냥 지레짐작해보았습니다만...)
우리는 묵묵히 연탄을 날라서 창고로 넣어드리고 주섬주섬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할머니는 더운 물을 담아주시면서 찬물과 섞어서 손을 씻으라고 말씀해주십니다.
슬쩍 집안을 휘~~둘러보니 전기조차도 들어오는것 같지가 않습니다.
끼니는 제때에 드시기는 하시는건지...거동조차도 여의치 않으신가 봅니다.
 
여리고 여린 친구 숙이는 할머니가 마냥 남같지가 않은가 봅니다.
꼬깃꼬깃 접은 만원을 할머니의 손에 슬며시 쥐여주며 과일이라도 사드세요!라고 속삭입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 또한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 받기에만 익숙해지는것이 아니라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찾아보고 기꺼이 하는 마음이야말로
당당한 민주시민으로 다시 태어나는 바람직한 모습이라는것을 생생히 느낄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들의 마음을 남겨놓은 채...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며 떠나왔습니다.
부디 한 겨울 작은 정성으로나마 두 분 할머님들이 따뜻한 겨울을 나실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램을 안고...
 

이 게시물에 달린 코멘트 42
본문_작성자  2010.12.02 14:00  
참아름다우시네용
본문_작성자  2010.12.02 23:01  
헉, 약수역.....저희 동네네요...
뚜  2010.12.03 18:43  
방가 방가, 안용하세욤 저도 약수동에서 살고있어욤 만나 방가워용
별장  2010.12.02 23:17  
참 훌륭한 일 을 하시네요
문경  2010.12.03 01:33  
젊은 날의 아름다운 추억..좋네요.
본문_작성자  2010.12.03 07:49  
참말로 멋진 일을 하셨네요..
하루 하루의 아름다운 삶과 함께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고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본문_작성자  2010.12.03 18:34  
좋은 일 하시는 님들과 대비해볼때 너무나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님들처럼 좋은 일 할게요~
본문_작성자  2010.12.03 20:03  
  넘 아름답네요**
소백산  2010.12.03 23:43  
"바람이 미친년 널뛰듯이 부는날"에
"좋은일하다 골로가면 안되는데,," 걱정하며
하,, 말많고(?) 똘똘하고 인정많은 친구 숙이씨와
그 작은손으로
무거운 연탄들을 들고 헉헉대며 오르고 내리고 했을 생각하면
웃음과 함께 엄지손가락을 벌떡 치켜세우게 됩니다. ㅎㅎ
항상 씩씩하세요..ㅎㅎㅎ

미모의 여성 코밑이 연탄재로 시커매졌을거 같은데
아,,그런건 사진찍어다 사방팔방 보여야 하는데요..ㅎㅎㅎ
본문_작성자  2010.12.04 09:47  
좋은일 하셨습니다 복받으실거예요 그런집이거기뿐이아니고 수도없이 많을것 입니다
수고하셨군요 앞으로도좋은일 많이하시고 즐겁고 행복한날들 만들어 가시길 바라니다........
본문_작성자  2010.12.05 09:55  
내가 아는 사람 맞을것 같은데,, 전혀 감이 안와요... 나죠님! 태국으로 오셨죠?
평화비둘기  2010.12.05 16:20  
매몰차고 이기심에 찬 모습들은 이사회 어딜가나 흔히 볼수 있어요...

하나원을 나와 맨처음 우리들을 맞아주는 적심자 복지관 담당형사들의

모습은 살아보면 알게 되는 최상의 아름다운 모습들입니다.

이런 고맙고 소중한 분들이 있기에 우리가 정착을 잘해가는 이유입니다.

좋은일하고 돌아온 나죠님의 아름다운 소행에 마음이 훈훈해지네요^^...
본문_작성자  2010.12.06 19:12  
애쓰셨네요. 두 'MS', 비 오고 바람부는 날 고생 많이 했어요.
그것도 아름다운 인생을 엮어가는 일부분이고 돈 주고 못 사는 큰 공부죠.
소외된 이웃에 대한 이해와 배려, 이웃을 한 가족으로 여기고 사랑으로
안아주는 넓은 마음이야말로 서로서로 하나되어 통일을 앞당기는 초석이 되겠지요.
본문_작성자  2010.12.07 23:14  
정말 좋은일 하셨네요 읽어 내려오면서 눈물이 울컥 정말 장하네요
본문_작성자  2010.12.08 22:14  
이세상이 모두 님들과 같은분 으로 채워졌으면 얼마나 아름답겠어요
남북의 60년동안의 간격은 이런 귀한분들이 있어서 서서히 좁혀지겠죠
수고하셨어요..고기도 먹어본자가 안다고...선행도 베풀어본사람이 다시베풀죠
본문_작성자  2010.12.09 10:29  
축하드려요 조은일 많이하신 우리 새터민 대학생 예뿐이들에게 진심으로
본문_작성자  2010.12.09 13:22  

좋은일을 하시네요.. 건강하시고 하시는일 잘 되시길바랍니다..

해피하세요..
가슴으로  2010.12.11 09:56  
마음이 따뜻하고 정이 많으신 분들입니다.. 우리사회가 더욱 살맛나는 세상으로 가고 있습니다.
1004천사  2010.12.18 13:03  
수고들 많이 하셨어여
본문_작성자  2010.12.21 19:24  
따뜻하신 맘 으로 살아가시는 님의 아름다운 소행 참 감탄함니다. ...  언제나 변함 없으시길 ......
본문_작성자  2010.12.21 22:25  
고생 참 많았음다. 인증샷 보구픈데 ㅎㅎ
본문_작성자  2010.12.25 17:47  
자원봉사 하기 힘든데 대단한 의지세요..
행복클로버  2010.12.26 10:03  
님들의 따뜻한 마음에 그분들은 올겨울 춥지않게 지내실거에요.
고생하셨어요
청풍  2011.01.04 12:23  
아름답고 훌룡한 일을 하셨군요.....봉사라는것이 힘든만큼 보람이 뒤 따른다고 하잖아요.
함께 하진 못했지만 글 읽는 내내 님의 아름다음 마음씨가 그려집니다....
본문_작성자  2011.01.05 19:40  
마음이 너무 이뻐요. 사랑의 마음의 전도사~~인증샷
스마일^^  2011.01.07 11:24  
너무나 좋은일 하신 울 이쁜 대학생들께 박수 보내드립니다. ^^

추운날씨에 고생 많으셨네요.

담에 가실 때 저한테 쪽지 보내주세용.

함께 가서 그런분들을  진심으로 돕고싶네요.

담엔 꼭 같이 가용 ^^ ~~~
본문_작성자  2011.01.13 10:49  
수고 많으셧어용~~~ 추은날씨 고생많앗구요...베푸신만큼 복이되여 돌아올겁니다...올한해 건강하세욤....
본문_작성자  2011.01.15 12:36  
훌륭한 일들을 하셨네요
본문_작성자  2011.01.16 20:49  
옛날중국말에  好人一生平安  이라는말이 있어요 그것은 좋은사람일생평안하라는뜻이지요 맘이 이쁘고 바르게사는 사람은  언제나 신의 축복을 받을것이에요  소중하고그이쁜맘 고이 간직하시고 언제나 행복하세요 참으로 존경합니다
이브  2011.01.18 07:28  
앞으로 더 멋진 모습으로 ...기대할게요 홧팅..
이전에는 저도 참 좋은일 많이 하느라 했는데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일 말고요 ..부럽네요 ...
본문_작성자  2011.01.21 18:10  
요즘 추워도 너무 추운 날씨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받음보다 베품을 터특하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이 세상에서 제일로 아름답습니다.
성공할 님의 앞날이 보이는듯합니다.
본문_작성자  2011.01.27 23:25  
넘 착한일 하시고 돌아오셨습니다,,
참 글도 잘 쓰시네요..넘 멋지십니다,,
청풍  2011.02.05 15:25  
참으로 아름다운 일을 하셨네요~
우리 남한에도 사실 어렵게 사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그분들의 이유는 다 제 각 각 이지만 지금의 현실은
모두가 안타까울 뿐이죠~
새터민으로서 이렇게 봉사까지 하면서 사시기가 쉬운 일은 아니실텐데
님의 아름다움에 다시한번 제 자신을 되새깁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공부 열심히하여 훌룡한 사람이 되시길 바래요~
본문_작성자  2011.02.10 15:14  
  너무나 존경스럽네요
  이북에서는 배급줄에 밀리지 않겠다고 어르신들의 애절한 시선도 피하면서 자리싸움하고 벌이차에 먼저 오르겠다
아래우턱없이 굴뎐것이 엊그제같은데 남을 위해 봉사를 한다고 하니 마음이 짠 하네요
  저도 어르신들 부식배달을 다닌적이 있는데 처음에는 돈 받고 하는 알바라 의무감에 갔지만 추운날에 수고한다고
손잡이 주시고 밖에 따라나오면서 바래주시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두 분들처럼 실천에 옮기지 못했네요
  당신같은 사람들이 있어 세상은 아름답고 함께하는 세상이야 말로 우리가 사는 세상입니다.
  사랑합니다.!!!
본문_작성자  2011.02.13 18:50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본문_작성자  2011.02.13 23:43  
감동입니다. 너무 훌륭한 일들을 하셨네요.
본문_작성자  2011.03.07 18:39  
정말 좋은 일을 하셨네요.
앞길에  항상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래요!
본문_작성자  2011.03.12 22:11  
잘하셧습니다 압으로도 좋은일만이하시기를 바랍니다
본문_작성자  2011.03.17 15:31  
저희들을 대표해서 그런 훌륭한 일을 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추억 쌓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행복하세요!!!^^
본문_작성자  2011.03.27 09:34  
감동 받았어요 어쩜 그런생각을  모임이 그래서 좋은가봐요 열심히 공부하시구요 이루고하잔꿈 꼭이루시길 기도할게유
본문_작성자  2011.04.04 04:24  
남한에서  좋은 일 부터찾아 하시니...  넘 고마워요....  행복하시구..건강하세요....
본문_작성자  2011.04.04 12:20  
가슴에서 밀어 오르는 그 무언가를 느끼게 해주는 글입니다 ..
잘 읽었습니다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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