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변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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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2 21:27
잊었습니다
등잔불로도 감사했던 그 날들
잠시 온 전등불에
가슴 높뛰며 기뻐했던 그 날들말입니다.
책 한 권을 보물처럼 여겨
보풀일 때까지 읽던 그 날들말입니다.
고기 한 조각 먹는 날을
명절날이라고 칭했던 그 날들도 말입니다.
변했습니다.
이젠 늘 볼 수 있는 밝은 전등불에도
내 마음은 더 이상 높뛰지 않습니다.
책의 홍수속에서도
내 정신은 더 이상 배움을 갈구하지 않습니다
날마다 먹는 진수성찬이
내 육체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이렇게 변했습니다.
나도 올챙이적 기억못하는 개구리가 되었나 봅니다.
이땅의 모두가 공감하는 감사 이외에는
감사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내가 살아 있다는 것에
아직도 감사하지 못하고
내가 당신과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 말고
아직도 또 그 무엇인가를 더 바라는 내가 되었습니다.
내가 변했습니다.
내가 또 변하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