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선택 과정1

직업선택 과정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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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08년 2월 1일에 딸애를 데리고 한국에 온 아줌마입니다. 한국에 온지가 어제같은데 벌써 해놓은 일도 없이 4년이라는 세월이 되여오네요. 우리땐 하나원에 인원이 넘 많아 친척이 있음 조기퇴소를 시키던 (110기) 때인데요,,저는 한국에 먼저 오신 언니가 있어 애를 데리고 조기퇴소를 했어요. 집을 떠나 7개월이란 세월을 태국에서 보내고 국정원을 걸쳐 하나원에 오니 언니집에 너무나 나오고 싶은거예요,,,그래서 조기퇴소명단에 자진해서 올려 하나원 교육을 받지 못한채 언니집에 나왔어요,,,처음 나오니 새로운 사회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뭔지,,과연 나혼자도 아니고 애를 데리고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할지,,걱정이 한두가지가 아니더라구요,눈앞이 캄캄하고,,,그래서 애꿎은 언니에게 난 한 두달 아무일도 안하고 놀거라고 했어요,,언니도 흔쾌히 그러라고 하구요,,지금 생각하면 언니한테 내가 넘 힘든짐을 지웠어요,,,아무일도 안하고 심지어 언니집을 청소도 안해주고 맘만 심란하여 드라마만 봤어요,,그러는 언니도 일자리에 대해선 입밖에 내지도 않더라구요,,,저의 말없는 심술을 넓은 아량으로 품어준 언니가 넘 고맙고 또 그래서 내가 맘을 다잡았는지도 모르죠,,, <이러고 있음 안되겠다.이런다고 다시 북으로 갈것도 아닌데,,,한번도 해보지 못한 일이라도 내가 자식을 위해 못할일이 어디 있겠어>하고 속다짐 하며 한달만에 언니보고 일자리 좀 구해달라고 했어요,,언니도 동생을 아무일이나 시키자니 가슴아프고,,그렇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날 어디 소개할수도 없구,,그래서 제가 말했어요,,식당일도 좋으니까 돈 주는 데만 있음 알려줘,,하고,,이렇게 되여 전 언니집에서 10분이면 갈수 있는 거리의 횟집에 다니게 되였어요,,처음 면접을 보는날 당연히 언니가 따라갔구요,,거기 사장님 홀써빙을 하라고 하는데 전 그게 뭔 말인지 몰라 언니를 쳐다봤어요,,언니가 내귀에 대고 (접대)하잖아요,,저 좀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단번에 얼굴이 빨개지며 그냥 안에서 하는 일을 하겠다고 했어요,,그러자 언니가 <그건 넘 힘들어,,그저 손님들이 들어오면 어서 오세요,,하고 주문을 받으면 돼>하는거예요,,그래도 난 힘들어도 남들이 보지 않는데서 일하겠다고 했어요,,그렇게 되여 결국 주방에서 일하게 됐는데요,,한 일주일은 북한에서 육체노동이라면 남에게 뒤지지 않는 나인데도 안 쑤시는데가 없었어요,,오후 2시게 나가서 새벽2시까지 일을 했는데요,,두시면 언니가 어김없이 식당 문앞에 서서 기다리곤 했어요,,쉼터에서 혼자오셔서 빈집에 홀로 앉아 울었다고 하는 분들을 글을 보면서 난 정말 언니가 있어 다행이고 행복했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렇게 두달을 일하고 김포에 집을 받아 언니네 집에서 나오게 되였는데 그때 첨 울어봤어요,,,김포에 집을 받아 일주일동안 일자리가 없이 있을려니까 새집이여서 청소할일도 많은데 맘이 넘 조급하고 살아갈 일이 걱정스러워 밤에 잠도 안오는거예요,,,원래 누으면 자는 스타일이라 이렇게 잠들지 못해보기는 나서 처음인것 같아요,,헌데 하루 집문에 새로 생긴 롯데슈퍼에서 계산원을 구한다는 전단지가 붙어있는게 아니겠어요,,물에 빠진놈 짚오라기라도 잡는다고 단박에 뛰여갔어요,,또 북에 있을때 장사를 8년간 하면서 계산에서는 나름 자신이 있었거든요,,헌데 웬걸 속셈계산도 아니고,,암튼 이렇게 되여 울 옆동네에 있는 언니와 같이 계산원 강습을 2틀 받고 오픈을 하고 직원으로 일하게 되였어요,,그렇게 일한지 한 여흘이 되였나,,,거기 무슨 부장인가 하는 사람이 내가 말을 이상하게 한다고 손님들을 맞이하는 계산원은 안되겠다고 하는거예요,,결국 매장정리를 하는 일로 저를 돌리더라구요,,기분이 좀 상하긴 했지만 애를 위해서도 또 이런 일은 내가 당할수 밖에 없는 일이라 받아들이기로 하고 매장정리하는 일을 열심히 했어요,,헌데 하루는 언니가 와서 보고 가더니 나보고 <너 컴퓨터 학원에 다니는게 어때?> 하는거예요,,공부는 제 사정에 의하여 오래전에 하지 않은 상태라 완전 싫었죠,,그래서 안한다고 했어요,,그러자 언니가 우리 형제들 엄마를 닮아서 신장도 안좋은데 그렇게 힘든일을 하다가 엄마처럼 병나서 일찌기 죽으면 이땅에 혼자 남게될 딸애는 어쩔거냐고 하는거예요,,우리 엄마는 신장염으로 5년을 앓고 49살 되시던해 돌아가셨거든요,,많은 생각을 했어요,,공부를 일찌기 손에서 놓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게 몸으로 때우는 일보다 내겐 더 힘든 일이였어요,,지금도 전 이사회에서 공부를 하는 애들이 제일로 안쓰러워요,,맘대로 뛰놀지도 못하고,,,시험성적에 온 정신을 다 쏟고,,,에그~~이렇게 되여 컴퓨터 학원을 알아보았는데 김포 한강신도시라 주변에 우리 탈북자들을 위한 학원이 하나도 없는거예요,,그래서 결국 롯데슈퍼에서 일한지 두달만에 저의 집에서 버스를 타고 20분 거리에 있는 예일IT직업전문학교에 6개월짜리 컴퓨터 기초반에 다니게 되였어요,,타자의 자리수도 모른채,,,,,오늘은 이만 쓸게요,,우리 40대 애기맘들을 위해 어설픈 저의 직업선택 과정을 올리니 부족한 글 많은 양해 바랍니다.

이 게시물에 달린 코멘트 13
수리개소리샘  2011.12.15 22:04  
그래도 중국처럼 여자 일자리는 꽤 많던데.... 벼룩시장 광고와 전단지를 보면 온통 여성 인력을 구한다는 글들을 수없이 봤는데 ....
암양  2011.12.16 10:00  
지금의 눈으로 볼때는 그게 보이지만 그땐 첨이라 걱정만 났어요,,벼룩시장이라는 신문이 있는줄도 몰랐거든요
천하무적  2011.12.16 03:59  
어서 자립하셔서, 작은 식당이라도 하세요. 내 장사를 해야 맘도 편하고, 아이 뒷바라지도 할수 있죠
암양  2011.12.16 09:59  
감사합니다. 저도 지금은 구상중일뿐인데요,,언제가는 그렇게 돼야 할듯 해요,,헌데 겁이 나요~ㅋㅋ
메이  2011.12.16 10:20  
솔직한 심정을 그대로 올리셨네요.공부공부 하는 사람들보다 님처럼 안한다고 하시는 분들이 더 잘하더라구요.글을 보니 뭐든지 잘 할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무조건 공부하기 보단 적응에 필요한 공부는 하셔야겠지요.ㅋㅋ저도 공부란 말만 들어도 머리가 아픕니다.단순한 성격이라 단순반복적인 일은 열심히 잘하죠.타고난 체질에 맞게 살면 됩니다.ㅋㅋ우리가 북에서 아무리 힘들게 일했다해도 한국분들 정말로 열심히 삽니다.아마 일을 따지면 더 힘들게 열심히 할겁니다.왜 그래야 되는지는 살다보면 알게 되죠.힘 냅시다.!
암양  2011.12.16 11:35  
맘이 통하네요~~ㅋㅋ 고맙습니다
본문_작성자  2012.01.03 13:09  
그래도 생소한 한국땅에 와서 형제가 있다는게 다행이군요.
정말이지 어떤 여성들은 하나원을 나와서 너무 외롭고 무서워서 한달간이나 밖에도 못나왔다고 하더군요.
글을 진실하고도 재미나게 잘 썼습니다.
사랑하는 따님과 함께 행복하게 사세요.~~~~~~~~~
암양  2012.01.04 12:33  
감사합니다. 님들의 댓글에 이렇게 기쁘고 새희망이 움틀줄 생각도 못했어요,,넘 감사하고 고마워요
본문_작성자  2012.01.06 02:30  
힘네세요..건강하시구,,화이팅 입니다요^^* 한국은 예전에.북에서 피난온분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돈에 젤 많아요..넘들 그동안 열심이 살아오셔구 통일만을 기다리세요..암양님두 꼭 성공하실거라 믿습니다.
암양  2012.01.06 09:57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벌지는 못해도 아껴쓸겁니다.
본문_작성자  2012.01.07 19:36  
  암양님의 진솔한 글을 읽으면서 참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컴터기술도 배우고 많이 배우고 활용하다보면 적합하고 맞는 일자리를 찾을수 있을겁니다.
  힘내세요 ^^
암양  2012.01.11 12:47  
감사합니다. 지금 컴으로 일하고 있지만 내가 하는일 외엔 잘 몰라요,,,ㅋㅋ
노총각  2012.03.26 08:12  
전 켐맹이어요..ㅎㅎ. 겜을  오래 하다 보니 저절로 익혀서 약간씩 하는 것 일 뿐~~~그래도 한국에 언니라도 있었다니, 큰 힘이 되겠어요.진실된 이야기 잘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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