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착 경험 5

정착 경험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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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문득 생각 해 보니 내가 돈에만 미쳐 가지고 직업 교육을 안받았더군요.  
  그때에야 비로소 정신 차리고 학원을 다니면서 결혼 정보 사업에 열정을 바쳤습니다만 세상 무슨 일이나 시작 할 때는 다 잘 될것 같은데 맘 처럼 안되더군요.
   미팅을 계속 시켜도 본인들끼리 만나다 거의가 헤어질 뿐 도저히 진전이 없으니 남들 보기에는 엄청 바쁘게 다니는것 같은데 결과가 없는거예요.
   어떤 여자는 밥 얻어 먹는데 재미 붙었는지 몇십명째 만나기만 하고, 다 싫다고 하니 어찌 보면 모델로 쓰자고 회원 가입 시킨것 같구요.
   남자들도 얼마나 눈들이 높은지 전혀 자기 자신을 의식하지 못하는겁니다.
  사실 중이 제머리도 못 깍은 주제에 이런 일을 하자니 만나는 여자보다도 본인에게 더 신경을 쓰는 등, 좋은 날보다 안좋은 날들이 더 많더군요.
   게다가 결혼 보다도 애인 대행을 요구하는 남자 회원들까지 있어 도대체 속을 들여다 볼 수가 없으니 일 하기가 보통 힘들지 않았습니다.
   일이 잘 되게 해야 겠다고 책도 많이 보고 여러가지 사람 보는 법도 익히니까 커풀 미팅 사업이 조금씩 좋아 지는것이 보이더군요.
   사실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는 하지만 정말 매일 3~4 회씩, 희망도 없이 사람만 마주 세우다보니 당장 그만 두고 싶은 생각만 불쑥 불쑥 들더군요.
   그래도 그 가운데 미팅으로 만나 재미나게 사는 분들도 몇쌍 됩니다만 300만원 받아서 업소에 200 만원 넣고 내가 100만원을 가진대도 문제는 오랜 시간이 필요 하고, 또 기껏 마주 세워 놓으면 본인들 끼리 문제가 터져 싸울 때 마다 밤중이고 새벽이고 전화 옵니다.
   이런 저런 문제를 제가 어찌 본인들 만큼 알겠습니까? 그나마 혼자 였을 때니 한 밤중에 전화 오면 받아라도 주었습니다.
   이 일도 결국은 저에게 맞지가 않아 몇달 만에 그만두다나니 손해 보는 두 청년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젊은 그 두 친구 청년에게 미안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렇게 하고 나서 또 찾은 일이 한일직업전문학교팀장이라 우리 새터민들을 직업 교육 받게 하는 일 이었거든요.
   처음에는 그래도 넘어 오는 우리 탈북자들이 꽤 있었는데 날이 갈 수록 그 수자가 적은것 만치 학생들 모집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였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부터 우리 새터민들과의 본격적인 만남이 시작 되었습니다. 그들 속에는 건강이 안 좋아 많이 아픈 사람들도 있었죠.
   너무도 힘들게 사선을 헤쳐 오며 병을 만나 성한 사람들이 얼마 안 되는 것 같더군요.
   6개월 동안 한일 직업전문학교 일을 하면서 참 새로 정착하는 사람들을 위해 상담 때 마다 밥도 사주고, 간식들도 간간히 마련하느라 한 때 피 같이 번 내 주머니 돈도 어지간히 털어 썼습니다.
   그러다 어느날은 갑자기 급한 수술 환자가 있을 때 통장에 남은 돈이 거의 없어 러시안 캐시 돈을 500만원 빌려 가지고 한 언니의 수술비를 대주었는데 석달 동안 일 해서 그 돈을 물면서 개도 안물어 가는 돈 벌기는 힘들고 충동적으로 쓰기는 참 쉽다는것도 느꼈구요.
   어느 토요일 교사 아카데미에 갔는데 XXX 교장선생님이 왜 하필 사람 도 없는데 그런 일을 하냐고 우리 맘 합쳐서 대안학교에서 한번 열심히 일해 보자고 건의 하더군요.
   아마 직업 학교 일이 나의 한계 일 것이라고 나름 생각하고 있던 갈등의 시기여서 인차 대안학교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처음에는 마냥 좋더군요.
  북에서 이미 십수년을 해 왔던 교사 일이라 내 경험을 살려서 잘 해 보리라 맘먹고 정말 아주 짐싸들고 학교에 가서 먹고 자고 아이들과  함께 살면서 열심히 가르쳤습니다.
   중국 말 밖에 모르는 애들에게도 아빠 엄마와 떨어져 있으니 애틋한 사랑을 주면서 내 딸 같이 내 아들같이 하나 하나 부진 과목에 집중하여 열심히 가르쳤습니다.
   한달이 되서 월급 얘기가 나오자 교장 선생님이 우리 학교는 꾸리기가 우선 이니 교사들이 몇 달만 더 고생하고 월급은 적금 했다 생각하셨다가 한꺼번에 받으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곧이 곧 대로 믿고 일을 하였습니다.
   2011년 7월 1일부터 2012년 1월이 되어서 더는 월급 없이 살아 갈 수가 없다고 교사들 3명이 항의를 하자 교장이 정 힘들면 학교를 그만두라고 하더군요.
   자기는 한국 선생님들의 봉사 활동으로 학교를 이어 가겠다는겁니다.
   돈은 후에 준다고 하면서 ~~~ 그리하여 월150을 받기로 하고는 7개월 동안 일하고 그나마 사례금 200만원을 받고 그냥 나왔습니다.
   그 다음 부터 판문점 트러블 회사에서 가이드 일을 했죠.
   그런데 그 일은 일당 7만원 받고 둬 시간만 일하면 낮1시에 일이 끝나니 시간이 너무 많이 남는거예요. 그래서 오후 3시 부터 10 까지 매일 전철 타고 다니면서 열심히 책벌레로 살았습니다.
  그렇게 공부하여 반년만에 음악 심리지도사 자격증 3급,과  2급을 따냈습니다.
  그 때 부터 지금 까지 음악 치료사로 서울 바닥이 좁다 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후에 대안학교의 다른 선생님들은 그 대안학교가 어느 교회 학교로 넘어가게 되면서 돈 한푼 못 받고 소송만 제기하고는 2년 째 못 받은 돈 찾겠다고 법원에 다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죄는 지은대로 가는가 봅니다.     나이 오십도 안된 XXX 교장선생님은 남편도 정신 병원에 보내고, 참 말 년에 학교도 그렇게 되고 법원에 끌려 다니느라 체신이 말이 아니더라구요.
   잘 살자고 왔는데 이런 저런 사람 사는 이야기 참 구차 합니다.
   앞으로는 색다른 여러 가지 일들을 해 오면서 그 과정들에 있었던 에피 소드 들을 하나씩 올려 보렵니다.  

이 게시물에 달린 코멘트 26
금빛향기  2013.02.27 00:40  
올려주신 글 너무 잘보았습니다 어린나이도 아니신데 대학에 도전하시고 대단하십니다 다음호 기다릴게요 ~
본문_작성자  2013.02.27 01:11  
내일 읽으려고 했는데 너무 궁금해서 결국 오늘 다 읽고 말았네요. =_= 정말 안해보신 일 없이 너무 고생이 많으셨네요. 약한 사람 등쳐먹는 사기꾼들은 왜케 많은지...에휴~ 그 어려운 환경에서도 잘 헤쳐오신 걸 보니 정말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앞으로의 삶도 응원하겠습니다.
풍주  2013.02.27 11:02  
잘 읽었습니다.
구루마747  2013.02.27 11:29  
정말 대단하시고 존경스럽습니다.. 생활력이 무척 강하시네요...이건 모든 탈북인들의 공통점이겠죠... 하지만 글쓴님은 남한 사람보다 더 남한 사회에 적응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한국땅에 하루 아침에 떨어졌다면...과연 이렇게 끈기 있게 살아갈수 있나 반문해 봅니다.. 어렵지만 열심히 사회에 적응해 나가는 님같은 글을 접할때면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열심히 사시면서도 건강 항상 조심하시고 행복하세요!
메이  2013.02.27 11:57  
배우신 분이라서 그런지 글귀도 잘 알아볼 수 있게 잘 쓰셨습니다.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파란만장한 삶이였네요.노력없이 하루하루를 그냥 성실하게 한곳에서만 열심히 살고있는 제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그 수많은 경험들이 결코 나쁜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어쩌면 태희님을 더 좋은곳에 가게하기위한 인생 수업이 아니였을까 싶습니다.쉼터에 이렇게 멋진분들이 많았군요.잘 읽었습니다.그어떤 성공스토리보다 더 재밋게..많은 반성하면서..
본문_작성자  2013.02.27 18:03  
올려주신 글 넘 잘 보았습니다.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되였습니다.
본문_작성자  2013.02.27 22:36  
많은 탈북민 들의 고통이 같이 느껴집니다. 올리신 글 잘 봐습니다 . 앞으로 열심히 사시고 행복 하시길 바랍니다.
본문_작성자  2013.02.28 01:42  
그동안 고생 많으셨읍니다 이제는 돈이 될만한걸로 한 우물만 파세요
본문_작성자  2013.02.28 10:05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판문점 트러블 회사에서 일하셨다고 해서 잠시 헷갈렸습니다.. 허 허 허
본문_작성자  2013.02.28 12:55  
열심히 사시는 모습은 우리 모두를 감동시키고 나태한 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군요. 감사합니다.
본문_작성자  2013.02.28 13:45  
오래전 처음 님의 글을 접하면서도 마음에 와닿는부분이 있어 관심에 두고 보고 왔습니다.. 이글을 보면서 님은 사선을 넘어온 만큼이나 고생을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동안 쌓은 노하우 로 앞으로는 모든 일들이 잘 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다른길을 걷고 싶어도 겁이 나서 오로지 한길만 가고 있는데... 정말 대단하십니다.. 늘 건강 하시고 가족과 함께 늘 행복하세요... 어머님의 뒷이야기가 궁금은 한데 혹시나 가슴아픈 사연일까 가슴에 묻어둡니다..
파도소리  2013.02.28 15:49  
남한 출신 배짱이들이 이 글을 읽고 본 받았으면합니다.
본문_작성자  2013.02.28 21:46  
대단하십니다 잘읽었습니다 궁금한데 생활경험많이올려주세요
본문_작성자  2013.03.09 15:06  
정말 대단하십니다.. 답글을 안쓸 수가 없네요.. 그리고 남한 사람들.. 정말 무섭네요.. 님 덕분에 지금까지 몰랐던 남한 실상들을 많이 알게되었습니다..
본문_작성자  2013.03.09 20:04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정말 눈감으면 코베어 간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겪으신 것은 아직 이 사회의 일부에 지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많으 겪으셨네요. 나이가 있으시므로 돈이 조금이라도 모이면, 요즘 나온 재형저축 드시면 도움이 될 것 같구요. 펀드를 드시더라도 원금 손해가 적은 펀드를 잘 골라서 드시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다만, 누가 투자를 하라고 하던가 잠깐 빌려쓰자고 할때는 돈을 주기전에 꼭 법조계통에 있는 사람의 도움을 얻도록 하시고, 그 어느누구의 자식이라도 안되는 것이 보증 서는 것이니 절대로 보증은 서지 마시구요. 항상, 은행이자보다 훨씬 더 많이 번다고 하는 것들은 모두 사기친다고 생각하시면 99.9퍼센트 맞는 것입니다.
본문_작성자  2013.03.13 11:26  
남한 사람만 무서울까요 어느 사회나 다 무섭져 돈 버는것은 근데 내가할레님 뼈 잇는 댓글은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 줌니다
롤링스톤  2013.03.14 20:39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지난번 방송에서 우연히 태희님을 보았는데 참 훌륭하신분이구나. 하는 것을 마음속으로 많이 느꼈었습니다.부자가 돈만 많아야 부자는 아니고, 마음부자가 더 큰 부자라고 들었습니다. 그런면에서 태희님이 진정한 부자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준★  2013.03.16 23:52  
잘보고 갑니다 앞으로 좋은 일만기를 ㅎ
본문_작성자  2013.03.22 01:20  
혹시 대안학교 교장이 주명화라는 여성이 아닌지 모르겠네요...
xogml  2013.03.24 19:37  
처음에 주선생님은 한달가량 같이 있었고요, 그 학교가 갈라져 나오면서 생긴 영등포에 있는 학교 였습니다.
본문_작성자  2013.03.24 04:27  
잘 봤습니다.
고생이 많았네요. 앞으로 행복한 일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본문_작성자  2013.03.27 04:21  
고생많이 하셨읍니다. 열심히 사시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입니다. 예전에 티비에 출연하셔서 아코디언 연주하면서 음악치료사 하시는 모습 감명깊게 잘 보았어요. 잘 정착하셔서 사회에 큰 기여를 하시는 분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은하3호  2013.04.04 16:01  
부럽습니다.ㅋㅋ
본문_작성자  2013.04.04 16:35  
이곳에 오신분들 모두가 님과 같은 마음으로만 생활한다면 한국생활도 할만할텐데 안그러신 몇몇분들은 정착에 어려움을 격고 있나보네여..ㅠ
님에 글을 읽으면서 대한민국출생자 같이 글에 문법이나 맞춤법등이 틀리지않고 자연스럽게 느껴져서 다른분들과 틀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씸이 노력하셔서 좋은 결과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김하늘JJ  2013.04.30 15:47  
글  잘 보았습니다.  저는 한국 온지는  1년 밖에는 안되는 애숭이입니다.
저도 대학공부하는  것이 꿈이였는데  지금까지도 고민중에  님의 글 참으로 잘 읽었습니다.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불같이 타오르는 듯 합니다.
동틀날  2013.11.05 18:55  
도전정신의  불씨를  지펴주셨네요  잘보았습니다    남을  위해  봉사만  하시다가  세월다  보냇네요
하느님은  준만큼  채워주신다고  하네요  꼭  조은 일  있을겁니다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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