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착 경험 6

정착 경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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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치료사로 서울 바닥이 좁다 하게 헤매며 일해 봤습니다.

아! 그런데 오전에 강남쪽에 갔다가 오후에는 노원구 왔다가 또 내일이면 은평구 갔다가

오후에는 동대문구 갔다가, 관악구 갔다가 오후에 강북구에, 송파구 갔다가 오후에 동작구, 구로구 갔다가 또 도봉구, 이렇게  다니다보면  매일 같이 길에다 기름 값 뿌리고 온데를 헤매고 다니기는 하는데 몇달을 해 봐야 남는 돈은 없고 생활비도 계속 모자라는겁니다.

  어느 곳이나 보름에 한번 씩 와달라고 하니 갈 곳은 많은데 동그라미가 안그려져요.

  한 시간 음악치료를 하는데 3만원입니다. 그런데 봉사로 해달라는 어려운 곳이 또한 허다 하게 많습니다.   

  그 중에는 사정이 괜찮으면서도 그냥 봉사만 해달라고 하는 원장님들도 있구요.  

  특히 어르신들 요양원이나 요양 병원은 원장님들이 봉사로 해달라고 사정을 하면, 하루 두번을 여기서 저기로 기름값 날리며 아코디온에 기타 싣고 다녀봐야 만원도 못 벌죠.

  이런 일 나만 겪는 일일까요? 

  너무 힘들고 희망이 안보이고 어쩌다 가수랍시고 공연 가면 그래도 30만원은 받으니 좋지만 그것도 어쩌다죠  잘 불러 주지도 않으니까요.

  능력도 딸리고, 메니저도 없고 이름도 없고, 그냥 신인가수, 내 노래 하나 받으려면 돈이 장난이 아닙니다. 몇년을 모아야 되거든요.

  대학이나 대학원들에 북한 교육 실태를가지고 강의도 다녀 보았으나 그것도 25만원에 교통비 주지만 역시 가끔씩, 결국 다 돈, 돈이 안되었습니다.

  차라리 더 젋었으면 이제부터라도 회사에 갈 수 있겠지만 나이 50 넘었으니 이력서 여러곳에 넣어봤자  어디서도 받아 주지 않더군요.

  한쪽으로 덕성여대 사회복지 공부도 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교통 사고가 났었죠.

  아마도 너무 정신 없이 헤매고 다니니까 어디선가 너 누워서 살아 온날들 뒤돌아  보며 생각 좀 해봐라 하는것 같더군요.

  아니면 이래야 쉬겠니? 했을까요? 지금은 이렇게 웃으며 말하지만 그 때  참 암담했었죠.

  이대로 정신줄도 놓고, 무릎 인대가 파열된 다리는 영영 장애인이 되는가?  걱정도 했고, 허나 저에게 기적은 있었습니다. 주구 장창 누워 있을 수만 없었으니까요.

  5개월 후 재활 치료도 받고 운동도 피나게 하니 서고, 걷고, 그러다 어느 날 계단도 오르고 땀이 비오듯해도 앗싸! 소리도 질러보고, 그러다 또 조금 있으니 언덕도 오르더군요.

  아! 다시 걸을 수 있나?  신발장안에 줄서 있는 힐들을 다시 신어 볼 날도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으니까 많이 호전이 된거죠? 

  그렇게 날을 보내던 어느 날 걸어서 산보를 하는데 우리 탈북 교사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왔다고 재단 직업 소개맡은 지인한테서 전화가 오더군요.

  제가 다리 다친줄은 모르고,  그분은  귀한 일자리인 만큼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를 공지 뜬 곳마다 넣어 보라고하더군요.

  하늘을 날것 처럼 우선은 기뻣습니다.  전국에 7개 국공립 학교 공지가 떳더군요.

일단 7개 학교에 서류를 넣었습니다.

  매일 악착 같이 운동을 하며 손꼽아 기다리는데  7개 학교 모두  서류 합격이 되었다는 문자들이 왔습니다. 그러니 면접을 봐야겠죠?

  서울과 경기 지역에 5개 학교가 있었고 대구 월곡초와 창원 자여초, 그렇게 되어 첫 면접을 본것이 창원이라 첫 면접을 보러 갔는데 언젠가 교육청에 강의 갔을 때 뵌적이 있는 분이 계셨어요.     저는 그날로 합격하여 계약을 했고 다른 학교들에는 면접을 안봐도 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시스템에 따라 오래 동안 꿈꿔 왔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남한에 와서 일반학교 학생들에게 선생으로써 본이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침 인사부터 하루 동안 아이들은 교실과 복도에서 선생님을 만나게 되는데 그 애들 마음속에 뭔가 남겨지는 기억, 추억을 줄수 있도록 산다는 것이 정말 쉬운일이 아니니까요.

  1학기 수업때 보다 2학기 수업 하고 나니 많이 친해져있었고, 중학교에 가는 애들이 샘 사진 남기고 싶어요 하며 함께 한 컷씩  할 때 정말 기뻣습니다.   

  저는 오전에 학력 부진학생들 개별 수업을 4교시씩 하고 오후에는 기타 수업을 합니다.

  일반학교에서 공부하는 탈북 학생들은 중국 체류가 오래 되었었으므로 우리말을 잘 못합니다.

  때문에 중간 중간 중국말을 섞어 가면서 설명을 해야 빨리 이해를 하거든요. 

  그리고 새터민들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조금은 더 잘 알고 그에 맞게 감정이나 이해 터치 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교사들보다 조금은 다른 방법으로 닫겨진 상처 치유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가 있었던것 같아요.
  기타 교실은 처음에 57명으로 시작했는데 어느날 입이 거칠고 과잉행동이 심한  6학년 남학생의 영향으로 동아리가 풍지박산 난 적이 있었습니다.
  이 아이 저아이 주먹질하고 책상 들었다 놓고, 그로 인해 30명 거의 되는 아이들이 비명지르며 음악실에서 나가 버렸죠.
  나머지 학생들을 돌려 보내고 그 아이에게  " 그런데 왜 성이 난건지 물어 봐도돼?
하니   " 계속 하니까 손이 아프다고요. 이따위 쓰레기 기타 안쳐요 좋은거 주세요." 하네요.  
  어제 내 클래식 기타를 해보자고 해서 한시간 하게 했더니 집에 갈 때 100만원 짜리 클래식 기타 야마하를 아주 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건 샘이 너희들 가르칠 때 쓰는거니까 안돼" 했더니 저것 줘요. 저거요. 하며
  그때 부터 삐지기 시작했던가 봐요. 한참 동안 눈을 선하게 마주 봐 주다가
  "그래? 손이 아팠구나 어디 손 좀 볼까?  하니  " 다른 기타줘요. 샘 돈 많찮아요. 이거 다 샘꺼 잖아요. 샘은 기타도 많은데 좋은거 하나 줘요. 안그럼 이 기타 다 뭉갤꺼예요. 
  샘 기타 안주면 내가 나갈테니까 다른 애들 다 끌어다 잘 해봐요 어디 잘 되는가 두고 보자 ㅆ ㅣ  ㅂ ㅏ ㅇ ㅏ ㄹ" 그러는거예요. 
  용쓰는 애를 꽉 붙잡고 조금 있다가 한참을 이야기 했더니 눈물이 흐르네요.
  한 시간쯤 지나서  "오늘까지의 너를 버리고 새로운 너로 살기를바란다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어떤 힘이 너를 반드시 도울꺼라고, 샘은 지금의 너를 더 아프게 사랑하기 때문에 많은 친구들과 너를 바꾼거라고 말해 주었어요.  

  그러면서 앞으로 네가 오늘 나간 애들 몫까지 잘 감당하리리 믿기에 너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너의 변화된 모습을 보고 다른 애들도 너를 좋아 하게 될꺼라" 고 하면서 용돈을 주어서 집에 보내 주었다. 가정이 어려워 용돈 받아 본적이 없다네요.
  어느날 등굣길에서 온 세상을 다 가진듯이 환하게 웃어며 샘 하고 달려 와 인사를 하는데 아!  나참 뒤가 없어 다행이기도 하지만 이긍 이런 애 하나 때문에 한순간 쫄았던 생각을 하면 허구픈 웃음이 나옵니다.
  그 애가 어제는 "샘이 좀 더 빨리 왔으면 내가 기타를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그래도 내가 반성문 쓰고 샘한테 잘했죠?  애들도 그 담부터 날 안무서워 하고 나만 보면 무서워서 도망갔던 친구들도 화해 치고 뭐 ㅋㅋ 친구도 몇 더 생겼어요. "  그러네요.   내가 웃으면서

  "그래 네가 무섭기도 하고, 애들이 널 피하고 싶기도 했겠지만 그래도 네가 좋아 졌으니까 친구 하는거야! "  하니까  
  "아닌데요? 그 ㅅ ㅐ ㄲ ㅣ 들 나한테서 기타 배우느라고 친하는거예요. 
  간식 안갖구 오면 혼내 주댔는데 지금은 안그래요.  내가 그러지 말라고 했어요. 잘했죠?  중학교 간담에는 샘 집에 가서 배우면 되죠? 나 기타  다 배울 때 까지만요." 그러네요. ㅎ  
  아이들도 정을 주면 받아들입니다. 우리네 삶도 다 같을테죠?
  정을 주고 정을 받고, 서로 서로 힘을 주고 힘을 얻고 하면서 사는게 세상살이 아닐까요?
  특히 고향 떠나 멀리 와 의지할곳이 그리운 우리네들에게 만져 지거나, 직접 듣거나 보이지 않아도, 글을 통해 뭔가가 있어서 서로에게 힘이 되는게 참 종요 한것 같아요.
  나도 요즘이 참 힘든 고비라 마음이 너무 너무 힘듭니다.  그 그늘이 많은 아이들에게는 비쳐 지지 않게 살려고 노력을 하고는 있답니다.
  지금까지 뭘했던간에 새터에 정착하려는 노력은 해왔으니 고생끝에 락이라고 앞으로 좋은 날들도 생길 수 있겠죠?  
   나름 티없이 살아서 데리고 있는 딸내미한테 본이 되는 엄마로  살려고 노력도 했고,  열심히 벌어서 남긴것이 있었기에 두 딸내미  결혼 하는데 멀리서나마 어미 구실도 했습니다. 

  많이 아프신 어머님께 해마다 돈도 600 씩 보내 드렸는데 이제는 애들도 자리 잡았다고  돈 보내지 말라고 하니 걱정 또한 덜었습니다.  한짐 벗은 기분이 듭니다.
  아! 음력설이 찾아와 한나이 또 거저 가지라네요.  안가지고 싶은데 말이죠. ㅎㅎㅎ

  새해에는 우리 모두 건강이 우선이라 건강 돌보면서 즐기면서 사는 해가 되기를 빕니다

이 게시물에 달린 코멘트 24
고민중  2014.02.03 13:57  
살다보니 살아가지더라는 말이 떠 오릅니다. 조금이라도 젊고 건강한것에 감사함을 느끼면서 살아야 겠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xogml  2014.03.22 08:07  
감사 합니다. 님은 젊었으니 더 높은 목표를 가지고 저보다도 더 잘하실겁니다. 화이팅!
롤링스톤  2014.02.03 20:16  
안녕하세요. 일전에 태희님 방송에서 본적 있었는데,
그때 첫 인상이 딱 선생님 같아 보이셨습니다. ㅋ
그것도 아주 인자하고 덕성이 높은 선생님요 ㅋㅋ (웃었지만 진짜입니다)
제 눈에는 말솜씨도 좋으시고 좋은면이 많아 보이던데 꾸준히 노력하시다보면
꼭 성공하시고 좋은일도 많이 생기실겁니다.  힘내세요. ^^
xogml  2014.03.22 08:09  
롤링스톤님 과찬 조금 민망합니다만 감사합니다. 항상 곁에서 힘이 되어 주시는 님들이 계셔서 더 열심히 살았던것 같습니다. 고마워요.
구루마747  2014.02.06 08:48  
오, 예상은 했었는데 바로 그 분이셨군요. 제가 이만갑 왕팬이거든요 ^^. 한국 초딩을 감당하기 버거우실텐데 수고하십니다 ^^ 교통사고 재활 끝까지 잘 하시고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xogml  2014.03.22 08:10  
네 지금은 날씨 따라 다리가 조금 불편하지만 천사 같은 애들 앞이라 조금도 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일하고 있답니다. 고마워요 나름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삽니다. 님도 즐거운 시간들 되시기 바랍니다.
본문_작성자  2014.02.09 17:48  
님 한테 이런 경험이 잇었네요..앞으로 좋은일만 있을것 입니다...노래넘 잘하시던데,,,..
xogml  2014.03.22 08:14  
말씀 감사 합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가고싶어라님께도 늘 복된 날들만있으시길 바랍니다.
지미*  2014.03.01 19:20  
김샘, 보기 좋아요^~^ 건강하셔서 계속~
xogml  2014.03.22 08:17  
오감독님 오랜만입니다. 좋은 일 많이 하시느라 늘 바쁘시더라도 건강 우선 챙기세요. 오샘 화이팅!
쵸친과바라케  2014.03.12 23:53  
좋은글잘보고갑니다 ~  항상힘내시고 건강하세요
xogml  2014.03.22 08:18  
닉네임에 익숙했어요. 반갑구요. 님덕에 늘 잘 웃고 사는 한 사람입니다. 감사 합니다.
본문_작성자  2014.05.08 11:46  
여기서 이런글을 보게되어 고마워요...
xogml  2014.05.14 11:12  
몇달만에 들어 봤더니 고향나루님의 글이 와 있네요. 늘 좋은 날만 있기를 바래요 감사 합니다.
본문_작성자  2014.05.26 22:27  
언젠가 올린글 보고 열심히 사시구나 생각했습니다.
이글또한 열심히 사시는 모습 보기가 좋습니다.
xogml  2014.06.27 14:12  
누구나 다 그렇게 살고 있을겁니다. 가지 많은 나무라 좀 더 열심히 살뿐이죠.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날들 되세요. ~~~
본문_작성자  2014.07.22 12:48  
이런 좋은 글을 이제야 보게 되다니, 너무 감동적입니다. 쓰신 글도 훌륭하시구요.
늘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있길 바랍니다.
xogml  2014.11.25 15:09  
아닙니다.다들 열심히 살고 있고 저도 그들중 한사람입니다. 님도 건강하세요. ~~`
본문_작성자  2014.08.09 21:38  
조은글 감사합니다  눈물이 나네오~~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합니다~~
xogml  2014.11.25 15:10  
별로 좋은 글은 아니지만고생끝에 낙이 온다는말을 믿고 싶습니다. 고마워요. ~~~ 좋은 일 만 있기를 바랍니다. ~~~
본문_작성자  2014.09.27 14:03  
험하고도 힘든 일...  초인적인 노력으로 개척하시는 모습들이 감동과  눈물이 교차 합니다.  이제 한숨 돌리는 것같습니다. 
아이들 가르치며 속썩은 일들도 아름답게 표현하셨네요. 진심으로 사시는 참된 선생님의 모습 너무도 아름답고 존경스럽 습니다.  내내 건강하시며 뜻이 이루어 지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xogml  2014.11.25 15:11  
고맙습니다. 꼭 1년반이 되었네요. 안제 까지라도 열심히 살아 보렵니다. 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감사합니다. ~~~
본문_작성자  2014.12.23 23:42  
음...화이팅 하시구요.....언젠간 멋진날이 올꺼라 기대합니다
xogml  2015.01.27 22:04  
감사합니다. 아직은 멀었지만 열심히 살려고 노력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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