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만 있어다오 5.

살아만 있어다오 5.

댓글 : 4 조회 : 3363 추천 : 0 비추천 : 0

어쩌겠어? 죽은 사람은 죽은 거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 나중에 하늘나라에 가면 우리 식구들 다 만나게 될 꺼라고 생각해, 언니야, 난 북한에서 속고 산 세월이 너무 억울해서 여기선 악착같이 공부하고 있어, 학부 마치고 대학원도 갈꺼야, 많이 배우고 알아야 다시는 속지 않고 살 꺼 아니야...

 

 

헤어지면서 A가 나한테 해준 말이다. 나 역시 전적으로 동의한다. 많이 배우고 깨달아야만 두 번 다시 속지 않고 산다는 것, 북한에서 그리 허망하게 속고 살아온 탈북자들이라면 누구나 새겨들어야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진실과 거짓을 가려볼 줄 아는 안목을 길러내는 것, 그것만이 혈육들을 가슴에 묻은 채 아픈 가슴을 부여안고 살아가는 우리들=탈북자들이 온몸으로 깨달아야 하는 숙명과도 같은 진리가 아닐텐가...

 

 

작별의 시간은 어느덧 다가오고 나는 A와 헤어지면서 꼭 안아주었다. "이렇게 만났으니 앞으로 함께 힘들때마다 의지하면서 씩씩하게 버티자꾸나..." A 가을들국화마냥 청순한 미소를 한가득 짓는다. 언니도 건강하게 잘 지내요. 다음에 또 봐요.”

 

손을 흔들며 멀어지는 A의 모습이 점점 뿌잇하게 흐려진다. 시선을 돌려 하늘을 쳐다보니 끝 간데 없이 파아란 가을하늘에 찬란히 빛나는 태양이 참으로 눈부시다. 서둘러 눈물을 감추며 나도 돌아섰다. 세상 어딘가 살아있으면 이렇게 언젠가는 만나게 되나보다. 살아만 있는다면...

 

아 그리운 이들이여, 다시 만날 그날까지아만 있어다오...

 

- 20121014-

이 게시물에 달린 코멘트 4
상생공영  2015.02.25 23:54  
많이 배우고 깨달아야 두번다시 속지 않고 살아간다는말___정말 눈물을 머금고 두만강을 건넌 사람이면 꼭 새겨들어야 한다고 봐요. 님의 글을 읽고 또 하염없는 눈물만 흐르네요. 언제까지 부모형제들에게 죄인으로 살아가야 할지~~ 공부 열심히 하셔서 통일되는 그날 그땅에 살고 있는 부모형제, 친구들과 주변사람들이 잘 살수 있는 세상을 만들 준비 차곡차곡 하자구요^^ 홧팅입니다!!
홍익인간  2015.02.27 08:21  
힘내셔요.... 우리가 쓰러지면 남한의 반통일분자들과 북한독재정권이 좋아합니다. 난 이... 악 물고 활짝 웃으며 삽니다. 내 손으로 떳떳이 돈 벌어서 아이 키우며 공부도 하고요.... 세금 이제는 나도 낼만큼 내며 삽니다. 누가 나한테 돌을 던질까요.... 난 마지막 하늘이 내게 허락한 날까지 오뚜기 정신으로 죽기살기로 살아남을겁니다. 상생공영님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우리 함께 웃으며 살아가요.^^
본문_작성자  2015.04.29 09:02  
이것참.....뭐라고 해야할지요...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있을런지....

각본없는 드라마..... 모~~든 분들 힘내십시요...
홍익인간  2015.05.09 10:12  
악착같이 살아있는다면...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젠가 만나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삶이 아무리 힘들고 고되더라도... 이 악물고 죽기살기로 살아남아보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면... 꿈에도 못잊는 고향으로 금의환향하는 그날도 맞이할수 있을것 같거든요... 읽어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제목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