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야 할 이유 3.

우리가 살아야 할 이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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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북한정권과 새터민을 동일시하는 일부 남한 분들의 터무니없는 오해와 비난에 이성을 잃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쳤었고 이유를 알 수 없는 편견과 차별에 서러움이 북받쳐 억울한 생각이 들 때마다 뒤도 안돌아보고 식당 문을 박차고 나가고 싶었지만, 그때마다 혀를 깨물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 군 했습니다.

 

지금 이 고비를 견디지 못하면 나는 대한민국 그 어느 곳에 가서도 정착하지 못할 것 이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한 달에 두 번 쉬는 날이면 근처 산으로 오 르 군 했습니다. 학가산, 소백산, 청량산, 주왕산, 등등...

 

묵묵히 숨을 톺으며 정상에 올라서 발아래 펼쳐진 무연한 세상을 바라보면서 이 모든 시련들을 온전히 이겨내는 것만이 자신을 더욱 강한 사람으로 우뚝 설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다시금 가지군 했습니다.

 

그렇게 주저앉고 싶고 힘들다고 투정부리는 자신을 자책하면서 억울하게 눈도 못 감고 굶어 죽어간 삼 백 만 명 동포들을 떠올리고 지금도 중국공안들에게 체포되어 죽음의 땅으로 끌려가는 형제자매들을 생각해보니 오히려 나약해지려는 자신이 더없이 부끄럽게만 여겨졌습니다.

내가 굴하지 않고 씩씩하게 정착생활에 다가서는 것만이 북한독재정권에게 복수하는 길임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내가 힘들다고 맥없이 주저앉으면 좋아할 놈들이 누군지 생각하니 쓰러 질수가 없었습니다. 당시만 하여도 지방에는 새터민이 많지 않았습니다. 식당에 오시는 손님들이 제가 북한사람임을 신기해하시면서 이북에 대해 물어 보실 때마다 아는 껏 진솔하게 말씀드렸고 옥수수배급조차도 변변히 주지 않으면서 굶어죽더라도 직장에 나와서 순직하라는 북한당국이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인민의 나라, 우리식 사회주의라는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인민을 기만하고 굶겨 죽이는 파렴치한 무뢰한들임을 울분에 찬 어조로 토로 할 때면 함께 분개하시면서 가슴아파하셨습니다.

 

제가 주체사상에 대해서 배우긴 북한에서 배웠지만 그 참된 구현은 남한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씀드리면 다들 궁금해 하셨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주창하는 주체사상이란 자기 운명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고 자기 운명을 개척하는 힘도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하지만 말도 안 되는 어불성설이라고 했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주어진 자신의 환경에 맞게 열심히 노력한 만큼의 대가가 고스란히 자신에게 차례지지만 이북에서는 개인의 삶이란 있을 수가 없고 오로지 당과 수령이 시키는 대로 죽고 살아야 하는 참혹한 인간이하의 생활을 울분에 떨리는 목소리로 고백하면서 하루빨리 통일이 이루어져 저기 북녘 땅에도 남한처럼 자유의 밝은 세상이 펼쳐져야 한다고 하며는 다들 한 마음으로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열심히 땀을 흘리면서 종종걸음으로 뛰고 또 뛰는 저를 보면서 한국 분들이 이렇게 부지런한데 굶어죽는 사람들이 넘쳐나는걸 보 며는 북한정권이 얼마나 악독한가를 다 시 한 번 느낄 수 있다고 하시면서 나중에 통일이 되더라도 한민족의 근면성과 성실성으로 얼마든지 분단의 세월을 극복해낼 것 이라고 말씀하실 때마다 정말 피타는 노력과 끈질긴 인내로 하루 하루 버티어내는 자신이 그렇게 대견하고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낯선 세상이라고 자꾸만 두려워하고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활짝 열어젖히고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세상 속으로 과감히 뛰어들어 한발 먼저 다가가면서 씩씩하게 웃는 모습으로 긍정적으로 살아갈 때 나의 한국사회적응이 더 빨리 이루어지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첫 번째 목표였던 삼년동안 식당에서 버티기를 이루어냈고 이에 용기를 얻어 전산세무회계학원에 이어 컴퓨터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목표했던 관련자격증들을 모두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입국하여 팔년 되어가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쉬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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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에 달린 코멘트 6
본문_작성자  2015.03.04 01:40  
열심히 살아가는 님께 다시한번 응원의 인사 보냅니다.
홍익인간  2015.03.06 07:39  
고맙습니다. 전 그저 제가 할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랍니다.^^ 다들 열심히 사시더라고요.... 저보다 더 열심히 사는 새터민들도 많자나요.^^
본문_작성자  2015.05.06 15:00  
님 글들을 읽다보면  참대단하다는 말이 입밖으로 나오는것을 어찌할수없네요~참으로 대단해요~
홍익인간  2015.05.17 22:31  
감사합니다. 전 그저... 제가 처한 환경에서 할수 있는 것들을 해낸 것 뿐이랍니다. 허황되고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실현가능한 작은 목표들을 단계적으로 설정하고 이루어내다보면.. 보다 성장한 나 자신을 만날수 있게 되더랍니다. 귀한 몸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셔요.^^
본문_작성자  2016.01.02 07:28  
네 잘보고갑니다
홍익인간  2018.04.01 19:06  
고맙습니다. 우리 함께 씩씩하게 살아남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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