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야 할 이유 4.

우리가 살아야 할 이유 4.

댓글 : 2 조회 : 3112 추천 : 1 비추천 : 0
 

2008년 조선일보 310일 인터넷기사에 새 터 민 여성의 쉼 없는 도전기라는 제목으로 저에 대한 간략한 정착성공담이 실렸었습니다.

 

감히 정착성공담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 드릴 순 없었지만 네티즌 여러분들이 몸소 바쁘신 시간을 내어서 읽어주시고 달아주신 답 글 하나하나를 읽어보면서 참으로 뿌듯함을 느꼈었습니다. 달아주신 많은 댓글 들 중에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북한을 포함해서 공산국가의 특징은 국민들이 열심히 일을 안 하고 염치가 없다는 것인데

이 이야기의 주인공처럼 열심히 일하고 바른 생각을 한다면 우리들의 부정적 시각을 많이 바꾸어줄 것 같다고  달아주셨던 댓글과 참 아름다운 글이다. 감동을 받았다, 주인공의 앞길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 10년 후 얼마나 더 성공했을지 보고 싶다.”고 달아주셨던 댓글들입니다.

 

그날 이후 저는 그분들과 무언의 약속을 하였습니다. 훌륭한 사람으로 거듭 태어남으로써 지켜봐주시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꼭 올리고야 말겠다는 야무진 맹세였습니다. 그래서 비록 내 나이 서른셋이지만 배움에 대한 불타는 열망을 가슴에 안고 늦게나마 진학의 결심을 하였습니다.

 

동국대 북한학과로 최종전공을 결심하였고 대입면접고사를 치르러 서울에 갔던 날 입학면접을 보시던 희끗희끗한 백발의 북한학과 노교수님이 저에게 물으셨습니다.

 

왜 하필이면 북한학을 하려고 하느냐? 그거 전공해서 밥이나 먹겠냐?”


 

저는 떨리는 마음을 추스르며 또박또박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태어나고 이십여 년 살아왔던 북한이지만 사실 그 사회의 근본적인 실체는 잘 몰랐습니다. 북녘에 고향을 둔 저로써는 이제는 아련한 그리움이나 쓸쓸한 감상만이 아닌 보다 전문적이고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북한이라는 곳을 바라보고 싶어서입니다.

그 언제인가는 반드시 이루어 질것이고, 기필코 이루어야만 하는 통일조국의 새아침이 밝아오는 그날 과연 우리들만큼 남과 북의 가운데에서 양쪽을 바라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들이 자유민주주의체제에 적응하여오면서 각자 피나는 노력과 끈질긴 인내로 배우고 느끼고 깨달은 그 모든 것들을 통일이후에 북녘동포들에게 자신들이 걸어온 길을 통하여 온몸으로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배우고 배워서 통일의 밑거름이 되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다시 태어나게 해주신 고마움을 조금이나마 돌려 드릴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는 마음뿐입니다. “

 

떨리는 목소리로 또박또박 올렸던 저의 대답에 백발이 성성한 노교수님은 정말 잘 생각하였다고 하시면서 거듭 격려의 말씀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주변에서는 다들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걱정해주시지만 저는 도전의 길목 앞에 놓인 또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짧지만 순탄치 않았던 인생의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참된 삶이란 살면서 무엇을 얼마나 이루었느냐 보다는 무엇을 얼마나 절실히 바랬느냐의 합계이다."


 

제가 힘들 때 마다 떠올리는 천금같은 명언입니다.

 

-다음에 이음-

이 게시물에 달린 코멘트 2
본문_작성자  2015.03.04 01:46  
얼마만큼 열심히 해야 님처럼 당당히 성공적인 정착을 했다고 글을 올릴 수 있을런지~~난 아직 한없이 부족한것 같아 기약없는 레이스중입니다. 부럽네요
홍익인간  2015.03.06 07:40  
아니예요. 님도 지금 이미 성공한 삶을 사시는것 같습니다. 자신의 삶에 충실히 최선을 다하면 그게 곧 성공이 아니겠나요? 성공의 척도는 돈이나 사회적 지위, 명예, 삐까번쩍한 외제차나 고급명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사람답게 살았느냐가 중요한거죠.... 힘내시고 오늘 하루도 미소가득하세요.^^
제목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