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임용 확대' 홍보 후 슬그머니 ‘폐지

탈북자 임용 확대' 홍보 후 슬그머니 ‘폐지

댓글 : 11 조회 : 4102 추천 : 1 비추천 : 0

본 사연은 십년전 있었던 일에 대하여 썼던 글입니다. 감안하여 읽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하긴... 십년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무엇인지 본 필자도 잘 모르긴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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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2009년 겨울에 있었던 일이다.
당시는 새로 집권한 현 정부(MB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부푼 기대가 넘치던 때였다. 그해 겨울이 막 시작되던 어느 날 공중파를 비롯한 언론매체를 통해 “정부가 북한이탈주민의 공무원 임용확대를 대대적으로 시행할 것”이라는 보도가 앞 다투어 쏟아졌다.

해당 법령은 ‘외국인 및 북한이탈주민 공무원 임용확대 시행지침(행정안전부 예규 제282호, 2009.11.10)’이다. 당시 대대적으로 보도된 자료를 잠깐 인용해보면 다음과 같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앞으로, 북한이탈주민은 집중거주지 관할 자치단체(읍면동) 공무원, 취업안내 상담요원 등 공무원 취업문을 개방함은 물론 통·반장, 자원봉사자 등 사회참여 기회의 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지침 마련을 계기로 외국인 및 북한이탈주민 등 국내에 정착·거주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채용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자립지원은 물론 다문화가정 등의 정착·지원체제가 새롭게 전환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

이는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탈북공무원채용이 이루어질 것 같은 분위기를 한껏 조성시키고도 남았다. 이 내용이 발표되자마자 사회각계와 탈북자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더니 이제야 제대로 통일을 이루기 위한 실질적인 준비단계에 들어갔다”며 찬사가 밀물처럼 쏟아졌다. 이러한 분위기에 휩쓸려 나 역시 그토록 기대하던 일이라 밤새도록 뒤척이며 밤잠을 못 이루었다. 다음날 나는 법령이 고지된 행정안전부 담당관에게 보다 자세한 북한이탈주민 공무원의 임용채용절차나 진행상황을 문의했다.

기대에 한껏 부푼 마음을 차분히 달래가며 전화했으나, 설렛던 만큼이나 실망감을 느껴야 했다. 대대적으로 임용할 것이라는 보도자료와는 달리 “의무사항이나 지시사항이 아니라 그저 권고사항에 불과할 뿐”이라는 담당주무관의 답변을 듣고 허탈한 마음을 누를 길이 없었다. 그렇게 TV와 언론매체들을 통해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확대시행 되는 듯이 요란하게 광고하던 내용들은 그저 한마디로 호들갑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실제로 지금 북한이탈주민공무원 임용현실은 경기도와 서울에서 극소수인 몇 명만을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을 뿐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타 지역에서는 전혀 고려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북한이탈주민(새터민)들이 온전한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나려면 정부차원의 행정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도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지속적이고도 체계적인 적응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전혀 실행되고 있지 않는 미미한 수준이다.

얼마 전 불현듯 이 일이 기억나 오랜만에 행정안전부 홈페이지에 들어가 관련법령을 다시 찾아보다가 깜짝 놀랄 내용을 발견하게 되었다. 언론매체들이 요란을 떠들던 것과는 달리 실질적인 효력도 없이 단순한 권고사항에 불과할 뿐이던 시행지침법령이 간다온다 소리 소문 없이 2011년 7월 19일자로 슬그머니 폐지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구색을 갖추려 했던 권고사항마저도 폐지가 된 것이다.

- 외국인 및 북한이탈주민 공무원 임용확대 시행지침 폐지예규(행정안전부 예규 제 368호)

왜 그랬을까?
어차피 시행도 안 할 거면서 그렇게 언론을 통해 야단법석을 떨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꽤 오래도록 나에게 의문이 남았던 부분이었다. 전시행정이라는 말을 꽤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적으로 내가 확인할 수 있었던 전시행정의 대표적 표본이 바로 이것이 아닌가 싶다. 통일을 준비하는 실질적인 단계에서 절대로 간과할 수 없는 탈북민 정착관련 문제만큼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 진정성 있게 접근해야 되지 않겠는가?

올해는 남북한 모두에게 역사적으로 중요한 해가 될 것 같다. 북한은 3대 세습의 공고화를 위해 더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고 남한은 총선과 대선을 성과적으로 치러야 할 큰 문제를 앞두고 있으니 말이다. 부디 바라건대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출범하게 될 새 정권에서만큼은 과거 정권처럼 빈 말뿐인 법령이 제정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명숙 (동국대 북한학과&사회복지학)

-2012년 3월 16일-

이 게시물에 달린 코멘트 11
본문_작성자  2019.08.16 10:45  
헛 패대기 치고 싶어지네요 우릴래 월급받아 먹고사는 사람 아마도 많겠죠?
홍익인간  2019.08.17 00:26  
ㅎㅎㅎㅎ 어제오늘 일인가요뭐 ㅎㅎ 저 글이 십년전 있었던 일을 가지고 쓴 글이랍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ㅎㅎㅎ
본문_작성자  2019.08.16 11:41  
오늘  찬찬히 보니  홍익동무  이짝에서  자주 놀구 있구먼
내도 이짝으로  자주 놀러 와야겠쓰~` ㅋㅋㅋ
홍익인간  2019.08.17 00:27  
그러셔요.^^ 오는것도 자유, 가는것도 자유랍니다.^^
어디 가시든 매일매일 행복하시옵소서.^^
본문_작성자  2019.08.17 16:13  
ㅋㅋㅋ 어째 저를 똘가 데지는 가튼게 .... ㅋㅋㅋ님도 홧팅 입니다요
본문_작성자  2019.08.18 17:14  
^^
2009년 겨울이믄...내가 뒤늦게야 남조선에 가야되겠다고 결정하고 ... 음 ..무튼 그때 그시절이네요^^
우리 대선배님이신 홍익님의 글에서 ... 중국대련체류시절~~!!  (MB정권 대통령당선 날 TV로 확인하였음..^^&)~~칭화웰 내고향가게에서 나름 열심히 일하고 있었던...ㅠㅠ
.. 그때 대한민국의 분위기를 알고 갑니다. 덕분에~~^^
홍익인간  2019.08.22 22:44  
ㅎㅎㅎㅎ 에고... 어찌 된게 세월이 흐르면 좀 발전을 해야 하는데... 다른 분야는 모르겠지만... 통일문제쪽에서는 영... 무한도돌이표라 아쉽기만 합니다 ㅠㅠ
본문_작성자  2020.02.28 09:54  
이런거 바라지 말고 당당히 경쟁해서 일합시다. 맨날 뭐 혜택이나 받아서 하려니 안되는거요
문문  2020.03.12 17:04  
지당한 말씀입니다. 노력하면 먹고 살 만한 세상에 와서 자꾸 징징대면 부담스러워 모두 멀리하지요. 그리고 정치하는 사람들은 원래 거짓말 쟁이들인데 그들의 말을 그대로 믿고 크게 기대하는것은 바보들이나 할 짓이죠?!
본문_작성자  2020.09.07 18:21  
(대한민국 공무원들은 일도 안하면서 한다고 소리치고 다닌다!) 언제인가 방송에 나온 어느 대학교수님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그냥 선전용으로 잠깐 고용했다가 대 부분 그만 두게 하더라구요~~
본문_작성자  2020.10.18 07:01  
이상용씨의 개그가 생각이 납니다. 청와대의 개가 누가와도 하도 짖지 않길래 기자가 조용히 구석에 데리고 가서 물어보았답니다. 너 왜 안 짖노? 개 왈! 집 주인이 도적인데 내가 누굴보고 짖는 단 말인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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