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여성의 정착기준은 무엇일까-4

탈북여성의 정착기준은 무엇일까-4

댓글 : 14 조회 : 3583 추천 : 1 비추천 : 0
남자에게 상처받고 나는 심리상담사를 찾아갔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 위로가 될 것 같았다.
각 지역에는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하나센터가 있고, 그 안에 심리상담사가 있다.

상담사 선생님은 가족배경, 특히 아버지에 대에 물으셨다.
여자에게 아빠는 첫 남자로써 아버지의 사랑이 만족했는지
이것이 사랑결핍으로 이어져 남자에게 집착하고 희생하면서 실패한다는 등...
프로이드 심리학이었다.

많은 이야기를 한 중에, 젤 마음 아프게 찌른 것은
내가 남자와 성관계를 서둘러 한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sex이후부터 여자는 남자에게 매력이 없어진다는, 여자의 순결성과 도덕성 이야기다.

상담을 받았지만 위로되지 않았다. 북한에서 김일성교시를 전달받은 느낌?
단 하나 깨달았다면...남한분들은 심리학 교육수준은 높아도
탈북여성들의 심리구조를 깊이 만질 수 없다는 현실.

어느 책에서 왕궁의 공주가 배고파 소리치는 백성들에게
'과자부스러기라도 먹지' 말했다는 글이 생각났다.
훌륭한 교육과 사랑속에 자란 공주에게 배고픔은 '용어'에 불과하다.

특히 남한사회와 북한사회가 접근하는 '성'은 다르다.
40대의 탈북여성들이 정착하면서 남성을 사겨보았다면
한번쯤 알게 모르게 성문화 차이를 느끼지 않을까 싶다.

두 다리 사이에 성의 결합이 'sex'라면
두 귀와 두 눈사이로 습득한 성은 '섹슈얼리티'라고 한다.
다시 말해 인간의 타고난 성적 본능은
태어난 사회문화와 교육으로 다시 만들어진다.

북한에서 살며 내가 습득한 '성'은
육체적인 성 보다 '공장계획을 300% 수행한 남성'의 외형상이었다.
그 외형상이 남한남자의 인물과 매너로 이어지면
쉽게 빠져드는 '사랑'이라는 자기함정을 파게 된다.

좀 더 솔직하게 표현한다면, 성관계에서 나는 항상 소극적이고 수동적이다.
그러나 남한에서 남성들은 물론, 여성들도 '성'을 즐길 줄 안다.
남한은 어려서부터 성교육을 받지만
북한은 '성' 자체가 비사회주의, 혹은 자본주의날라리 투쟁대상이다.

여기서부터 미세한 금이 생긴다.
사랑은 속궁합이라는 말을 다시 해부할 필요가 있다.
나이가 어리다면 금방 남한의 '성문화'에 익숙해지지만
나는 40대여서 그런지, 내문제인지 잘되지 않았다.

성문화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남한남자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원망 한다면
'의처증'이라는 말 들으며 '자기파괴'가 시작된다는 것이
내가 찾은 정착교훈의 하나였다.

'사랑싸움'때문에 시간낭비 하지 말고
성을 기준으로 남북사회 차이점을 제대로 인정하고
나를 어떻게 세울지 알게 된다면 정착 반은 성공이다.(정착 중간단계)

이런 이야기가 졸렬한 말 같지만...
정착초기인, 순수한 탈북여성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없다면
그런 남한남성은 열번이라도 정리하는 게
나를 위한 정착성공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도그랬다.
그 남성과 헤어지고, 2년 후 새로운 남한 남성을 만나게 되었다.
-다음 호에 이음-

이 게시물에 달린 코멘트 14
본문_작성자  2020.03.27 17:50  
그 상담사 두번 칼질하네요. 상처에 소금뿌리는 격. ㅜㅜㅜ 그냥 충분히 들어만 줬어도 혼자 정리가 될 님이었는데~~ ㅉㅉㅉㅉ 육체적 사랑보다 정치적 사랑을 우선시하는 고향.... 몇년 째 침상에 누워있는 영예군인(식물인간)의 아내로 육체적 사랑이 없이도, 정치적 사랑이 있어 빛나는 거다~고
드론  2020.04.02 13:13  
엄동설한에 김일성의 옷을 몸안에 품고 말리우며 충성했다는 김정숙 여성성을 혁명가의 사랑이라고 배웠던...
브론테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본문_작성자  2020.04.05 16:22  
공감입니다. 그러한 성교육이었죠.
신혼밤.....
자기를 안으려는 남편(제대군인)에게
"당원도 이런 추잡한 행동을 합니까?"라고 쏘아붙혔다지 뭡니까?ㅎㅎ
알고 본즉, 그 아가씨는 손만 잡고 자도 임신이 되는 줄 알았다고 하네요.
후에 장모님의 가르침에 육체적 성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요.
본문_작성자  2020.03.28 02:09  
늦은밤에 드론님의 글을 혹시나 하고 들어와보니 4호가 실렸네요
김일성교시를 전달받은 느낌 , 공주의 과자부스러기비유가 공감이 갑니다
조금은 어려운 부분은 두번세번 다시 짚어보게 되네요
윗분의 댓글  그냥 들어만 줬어도 혼자 정리가 될일 이부분도 깊이 동감해요
드론님  잘읽었구요  다음호 기다릴게요 ^^
드론  2020.04.02 13:15  
셔혀니님! 늘 공감해주셔서 고마워요.
좀더 쉽게 쓰도록 할께요.
본문_작성자  2020.03.28 10:23  
소중한 경험담 감사드려요.이렇게 자신을 드러낸다는 일이쉽지않을탠데  님 의 용기를 응원하면서 다음호 기대할께요.
드론  2020.04.02 13:17  
정착경험은 아름다운것 만 기록되지 말고...아픈 그리고 쓰디쓴 경험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글을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꽃단지님.
본문_작성자  2020.03.31 19:34  
그 상담사 탈북민가요?.상당사 자격 박탈해야 겧네요!!!
드론  2020.04.02 13:24  
상담사분은 남한분입니다.
심리학교육은 높으신 분이지만...북한문화를 몸으로 체험하지 못해
탈북민상처를 이론적으로 푸시는 한계점이 아닐까 생각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문_작성자  2020.04.03 17:18  
드론님의 삶의 애환이 그대로 담겨있는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참 현실적으로 글을 잘 쓰셨네요.
다음 글 기대됩니다.
드론  2020.04.07 14:27  
고향은북쪽님. 고맙습니다. 코로나에 건강하세요.
본문_작성자  2020.09.01 16:30  
감사합니다. 좋은 글 읽고 갑니다.
본문_작성자  2020.09.30 14:16  
싱담은 고름만 짜내고 울퉁불퉁한 상처를  들쑤셔놓음을  저도  채험했어요
골라야지요
 바지(남자)는 많지만  나에게 맞는 바지는  어떤 바지일가 하고.....
50%만이라도 괜찮다면  가꾸고 만드는건  나의 몫이지요
평강공주도 바보 온달이를    싸움터로  보내기까지  얼마나 노력하였을가  하네요
드론님 공감~~~~~
본문_작성자  2021.07.22 20:27  
글을 읽을 때마다 남한 남자로서 반성하는 마음이 절로 생깁니다... 다음에 만나신 분은 좋은 인연이란 글이 이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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